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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기업 신세계, 재계의 뉴리더를 꿈꾸다

젊은 기업 신세계, 재계의 뉴리더를 꿈꾸다

등록 2017.01.20 10:44

이지영

  기자

CEO스코어, 작년 3분기 기준 재계 10위범삼성家 계열 중 삼성그룹 빼놓곤 처음정용진 부회장 지휘봉 잡은지 10년 만에여동생 정유경과 분리경영 1년만에 쾌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남매가 이끄는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재계 10대 그룹에 입성했다. 정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전체의 지휘봉을 잡은지 딱 10년만이다. 신세계가 10대 그룹 반열에 오른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에서 분리한 범삼성 기업 중 첫 입성인데다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소비재 기업중에서도 처음이다. 정용진 정유경 남매가 분리영영에 나선지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 책임경영체제를 완성한 것이 이번 쾌거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작년 3분기 기준 재계순위(자산 기준)는 10위로, 전년 13위에서 3계단 상승했다. 신세계 35개 계열사의 자산은 총 32조97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8120억원(13.1%) 증가했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한 기업 가운데 10대그룹 반열에 오른 것은 신세계가 처음이다.

신세계는 1991년부터 삼성그룹 내에서 별도경영을 시작했고 1997년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과 완전 계열분리 됐다. 20년 전 삼성에서 분리 독립한 CJ는 재계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6년 아버지 정재영 신세계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을 아들과 딸에게 넘겨 이때부터 정 부회장은 그룹 전면에 나서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기 시작했다. 10년 만에 재계순위 10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진 셈이다.

B2C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 소비재 기업중에서도 신세계가 처음으로 10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5위 롯데도 소비재 산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 동안 대형 인수합병(M&A)를 통해 소재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져 순수 B2C 유통기업라고 보기도 어렵게 됐다.

재계는 남매의 분리경영을 통한 사업집중도가 신세계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남매간에 서로 잘 할 수 있는 부문을 맡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이것이 그룹 전체로 보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며 마트사업과 백화점 사업을 남매가 나누며 교통 정리했다. 이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자 보유하던 신세계,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서로 얽혀있던 지분관계까지 완전히 청산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스타벅스 코리아 등 이마트 부문을,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디에프, 신세계사이먼 등 백화점 부문을 담당하며 책임경영 구도를 완성했다.

지난해 남매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고착상태에 빠진 저성장의 늪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그룹 신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추진 프로젝트마다 괄목할만한 성과로 매듭지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문을 열고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스타필드를 통해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상품 경쟁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았던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겨 신개념 쇼핑몰로 향했다.

스타필드 하남오픈 후 쇼핑몰을 찾은 관객은 무려 740만명이다. 향후 고양 삼송, 안성, 인천 청라와 송도, 부천 등에도 스타필드 하남과 같은 대형 복합쇼핑몰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신세계’를 붙여 이미 세상에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경영철학이다. 그는 “앞으로의 유통매장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점유해야 한다”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강남 상권 공략에 큰 공을 들이던 그는 지난해 서울 삼성동의 유통 메카인 코엑스몰과 칼트몰의 운영권도 거머쥐게 됐다. 경기 하남 스타필드,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 이어 강남 유통망 3대 벨트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한 것. 반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스타필드 하남을 잇는 데는 지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삼성동 쇼핑몰 만한 곳이 없다.

마트업계 불황속에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출범시켜 창고형 할인점 시장으로 뛰어든 그는 지난해 연매출 ‘1조’의 쾌거도 이뤘다. 국내에서 이 시장을 독식하던 코스트코가 매출 1조를 돌파하는는데 까지 10년이라는 신 시간이 걸렸지만 트레이더스는 출범 6년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그가 전 세계 식품박람회와 PB 박람회를 누비고 다니며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자체브랜드들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와 데이즈, 자연주의, 노브랜드 등이다.

프리미엄브랜드‘피코크’는 지난 2013년 상품 출시 초기 300억원대에 불과한 매출이 3년 만에 4배나 올라 1200억원 대로 급성장했다. 상품 가짓수도 브랜드 론칭 3년만에 1400개까지 늘렸다. 초저가 전략으로 만든 노브랜드도 ‘피코크’와 더불어 이마트 PB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엔 제주소주까지 인수해 주류 PB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이미 자회사를 통해 와인유통과 수제맥주 제조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번 소주 제조사를 인수로 이마트의 종합주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백화점 사업을 맡고 있는 정 총괄사장 역시 오빠 못지않게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재개장에 이어 5월 그룹 숙원이던 서울 입성 시내면세점 1호점 명동점을 성공리에 오픈했다. 증축 재개장 이후 5개월간 매출 신장률은 30%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면세점 명동점은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강남점이 특허 획득에 성공해 면세점 사업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엔 세계 최대 부산 센텀시티점에 이어 아시아 최대 연면적 10만2354평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까지 6대 프로젝트 중 대형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완료하면서 역량을 보여줬다. 대구점 역시 오픈 첫 주말에만 100만명, 개장 한달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순항을 거듭하는 중이다. 대구점 오픈식에서는 그동안 일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그림자 경영자’로 불렸던 그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유통업계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며 쌓아온 경영 감각으로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 부회장과 세심하고 꼼꼼한 정 총괄사장의 책임경영 체제는 지금까지 아주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남매간에 서로 잘 할 수 있는 부문을 맡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이것이 그룹 전체로 보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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