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비중, 5대 그룹 58%

CEO스코어 조사 결과···삼성·현대차만 38%

국민연금의 총 주식 투자액 58%가 5대 그룹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 비율만 38%에 달했다.

1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공시와 국내 500대 기업의 정기공시를 토대로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5% 이상 투자한 기업은 총 137개사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개별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면 분기별로 내용을 공시하도록 돼 있다.

137개사에 대한 투자액은 총 59조6306억원으로 이는 국민연금 총 주식투자 평가액 80조3167억원(9월30일 기준)의 74.2%다.

500대 기업 내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히면 73개사, 49조9652억원으로 비중은 62.2%에 달하고 10대 그룹으로 좁히면 57.5%, 5대 그룹으로 좁히면 51.3%다.

국민연금의 총 주식 투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5대 그룹에 몰려 있는 셈이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등 상위 2개 그룹의 비중도 37.5%에 달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이 압도적인 1위다.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14개 계열사의 지분 평가액이 20조6622억원으로 전체 투자 평가 총액의 25.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단일 기업에 대한 투자액만으로 19.1%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지분 7.43%를 보유한 1대 주주다.

현대차그룹은 8개 계열사가 국민연금의 지분의 5% 이상이었다. 지분평가액은 9조4415억원(11.8%)이다. SK그룹 5조347억원(6.3%)과 LG그룹 3조8322억원(4.8%)이 뒤를 이었다.

다음 순위부터는 재계 순위와 국민연금 투자액이 비례하지 않았다.

5위는 포스코(2조2233억원, 2.8%)가 차지했고 이어 롯데그룹 1조4911억원(1.9%), 현대중공업(1조3727억원, 1.7%), KT(7962억원, 1%), CJ(7710억원, 1%), 현대백화점(5848억원, 0.7%) 순이다. 한화와 한진은 각각 1854억원(0.2%), 1004억원(0.1%)으로 20위, 21위에 그쳤다.

개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3조4317억원, 4.3%), SK하이닉스(2조4839억원, 3.1%), 네이버(2조964억원, 2.6%), 현대모비스(2조77억원, 2.5%), 포스코(1조7517억원, 2.2%), LG화학(1조6153억원, 2.0%), 기아자동차(1조5755억원, 2.0%), 한국전력공사(1조1501억원, 1.4%), 삼성물산(1조985억원, 1.4%) 순이었다.

한편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기업도 17개에 달했다. 삼성물산(12.14%), 제일모직(11.16%), SKC(11%), 만도(10.97%), LG상사(10.68%), 동양기전(10.67%), CJ제일제당(10.59%), 풍산(10.34%), 롯데푸드(10.31%), 유한양행(10.23%), SBS(10.21%), 코오롱인더스트리(10.17%), 제일기획(10.14%), 현대건설(10.12%), LS산전(10.09%), 한세실업(10.07%), 신세계인터내셔날(10.06%) 등이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