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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우건설 흑석2 입찰 빠진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 탓?"

부동산 건설사

대우건설 흑석2 입찰 빠진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 탓?"

등록 2022.04.19 18:41

서승범

  기자

흑석2구역 적극 수주 의사 피력한 대우건설 입찰 포기대우건설 "집행부 특정 건설사 편들어 향후 리스크 우려돼"사전정보 흘린 홍보관 건설·편향된 불법홍보 심판 의혹 제기주민대표회의 "전혀 사실과 무관...변호사 법리해석 다 받아"

서울 흑석2구역 입찰이 예상됐던 대우건설이 해당 재개발 집행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며 입찰을 포기했다. 사진은 흑석2구역 전경. 사진 = 연합뉴스서울 흑석2구역 입찰이 예상됐던 대우건설이 해당 재개발 집행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며 입찰을 포기했다. 사진은 흑석2구역 전경. 사진 = 연합뉴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던 대우건설이 입찰에 포기했다. 2년전 반포3구역에서 삼성물산에 패배한 설욕전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우건설은 이날(19일) 입찰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가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 1개사만 응찰해 유찰됐다.

대우건설이 그간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사용을 약속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내비쳤지만 돌연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입찰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흑석2구역의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리스크를 감수할 수 없어 입찰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석2구역 집행부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고 있다는 게 대우건설 측 주장이다.

우선 대우건설은 홍보관 운영 형태부터 조합 집행부가 특정 건설사를 밀어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1월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민대표회의가 홍보관을 2월 17일부터 운영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정 건설사 편을 들어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공사 홍보과정을 규정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시행령인 정비사업계약업무 처리지침에 따르면 1차 합동설명회 이후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돼 있지만,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는 유례없이 입찰 전 홍보관을 열게 해줬다.

때마침 대우건설의 경쟁사로 꼽힌 삼성물산이 홍보관을 인테리어를 하고 있었고, 이 부분에서 집행부의 특정 건설사의 지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대우건설 측 주장이다.

또 대우건설 측은 홍보관 규모와 관련해서도 주민대표회의가 타 건설사들보다 삼성물산 측 이야기를 더 귀담아 듣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지침 등을 고려해 건설사들이 (홍보관을)최소 규모로 가자고 제안했고 주민대표회의에서도 의결됐으나, 삼성물산이 최대 규모를 주장하자 다시 검토되고 있다"며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른 시공사 의견을 무시하고 삼성물산 단독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측은 집행부의 경고 조치에 대한 기준도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에서 경고 조치는 의사결정기구(주민대표회의 및 조합)를 거쳐 진행되지만, 흑석2구역에서는 일부 집행부의 의지에 편의하게 결정됐다는 게 대우건설 측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이 구역내 홍보관 및 현수막을 설치한 것 등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없었음에도 타 건설사는 소명을 했음에도 경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에 입찰 후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고 입찰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대우건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경쟁사인 삼성물산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홍보관 의혹과 관련해서는 SH공사의 규정을 근거로 설치를 준비한 것이며 향후 국토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설치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또 홍보관 규모도 대우건설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주장과는 다르게 4월 초 공문을 받아 의견을 제시했다고 답했다.

더불어 현수막 건은 구역 외 지역에 설치했기 때문에 주민대표회의에서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를 토지등소유자 개인 문자로 보낸 사실이 확인돼 경고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와 별개로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대표회의도 대우건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크게 반박했다. 각 건설사들의 경고조치는 소명까지 첨부해 변호사를 통한 법리해석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집행부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흑석2구역 추진위원장은 "대우건설 주장과 다르게 경고조치는 의결사항이 아니다. 입찰 자격 박탈이 되는 3차 경고 때 주민대표회의를 열어 결정한다"며 "집행부가 판사도 아닌데 어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겠나. 소명건에 대해서도 대우건설에 법리해석을 다 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찰 예정사)모두 입찰조건만 좋게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입찰 조건만 본다고, 그럼에도 이런 찌라시가 도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어느 건설사는 좋고 어느 건설사는 싫고 할 이유가 없다. 건설사들이 많이 들어와 경쟁을 하는 것이 우리 입장에도 좋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위원장은 "힘주고 열심히 해달라고 모든 건설사들에게 요구했다. 어느 곳이든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각 건설사들이 (클린 경쟁)잘 해서 이쁜 경쟁을 해주는 게 주민 모두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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