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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함영주는 '카드', 손태승은 '증권'···하나·우리금융, M&A 시장 달군다

금융 은행

함영주는 '카드', 손태승은 '증권'···하나·우리금융, M&A 시장 달군다

등록 2022.03.31 16:40

수정 2022.03.31 16:57

차재서

  기자

함영주, 취임 후 '비은행 강화' 선언 '매각설' 롯데카드 인수 재도전할 듯손태승 "포트폴리오 확충해 새 도약"증권사 매물 물색 중···"설립도 검토"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올 한해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그룹의 새 미래를 책임지게 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연초 조직을 재정비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강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특히 하나금융은 카드와 보험 부문 강화, 우리금융은 증권사 확보가 시급한 과제인 만큼 두 CEO는 적합한 매물을 찾고 기존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데 신경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5일 취임과 동시에 카드와 캐피탈, 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특히 비은행 사업 부문 M&A와 그룹 내 관계사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게 함 회장의 복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지난해 완전민영화로 조성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예고한대로 증권 부문 등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처럼 두 CEO가 나란히 비은행 부문 M&A를 화두로 던진 것은 은행 의존도를 줄이고 이 분야를 키워야만 그룹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하나금융의 경우 김정태 전 회장 시절부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을 바탕으로 한 비은행 부문 육성에 집중해왔다. 2025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그 일환으로 2020년엔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을 14번째 자회사로 인수하기도 했다.

물론 하나금융은 사실상 이러한 목표에 도달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지주가 거둬들인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5261억원 중 35.7%에 이르는 1조2600억원을 비은행 계열사가 책임졌다. 다만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여전히 하나은행(2조5704억원)이 하나금융투자(5066억원), 하나캐피탈(2720억원), 하나카드(2505억원)를 압도하는 모양새라, 하나금융으로서는 이 구조를 풀어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비은행 부문 회사를 인수해 기존 자회사와 합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가 대표적이다. 현재 금융권 일각에서 롯데카드 매각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하나금융도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하나금융은 2019년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내놨을 때도 인수전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쳤다. '업계 4위'인 롯데카드를 인수한 뒤 하나카드와 합병하면 그룹의 카드 사업을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실제 롯데카드는 지난해 241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하나금융으로서는 연간 5000억원을 벌어들이는 카드사를 확보하게 된다.

우리금융 역시 2023년까지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을 약 30%로 끌어올린다는 비전 아래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주 경영기획본부 산하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중심으로 M&A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매물이 등장하면 인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이 예의주시하는 쪽은 단연 '증권사'다. 보통 금융그룹에서 은행 다음으로 실적을 많이 내는 계열사일 뿐 아니라, 은행과의 사업 시너지도 유도할 수 있어서다.

이에 우리금융은 중·대형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자 여력은 충분하다. 우리금융이 작년 11월 내부등급법 완전 도입을 계기로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14.95%(2021년말 기준)까지 끌어올린 바 있어서다. 여기에 이중레버리지비율(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도 100% 초반으로 금융당국 권고 비율(130%)을 크게 밑돌아 당장 6조원 이상의 쓸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완전민영화 체제에 돌입하면서 경영 자율성이 커졌고, '증권업 전문가'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이 사외이사로서 그룹에 합류한 것도 우리금융의 인수 작업에 도움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증권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증권사 몸값이 크게 뛰고 매물까지 사라졌다는 점은 과제로 지목된다. 이에 우리금융은 증권업과 관련해선 인수와 설립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가능한 매물을 찾겠지만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면 토스증권처럼 모바일 플랫폼과 그룹의 노하우를 접목한 증권사를 선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우리금융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에 탑재할 국내외 주식 매매서비스를 구상 중이며, 하반기엔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 대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을 반영해 '웰스테크' 플랫폼도 오픈한다.

손태승 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23년간 염원해 왔던 완전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준 주주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최고의 경영성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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