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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금호석유 철벽수성···박철완 '고배당' 또 실패(종합)

2022 주총

박찬구 회장, 금호석유 철벽수성···박철완 '고배당' 또 실패(종합)

등록 2022.03.25 15:05

이세정

  기자

박찬구 회장, 2년 연속 경영권 방어 성공주당 1만원 사측 배당안, 찬성율 69%로 가결 박 전 상무, '역대급' 1만4900원 표심잡기 실패 사외이사 선임안 부결, 작년보다 지지세력 약화국민연금이 승패 갈라, 불명확한 명분 패배원인

박찬구 회장, 금호석유 철벽수성···박철완 '고배당' 또 실패(종합) 기사의 사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2차 조카의 난'을 일으킨 박철완 전 상무는 초고배당 안건 등으로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금호석화는 25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제4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실제 개회는 약 1시간 30분 가량 지연된 오전 10시 30분에 이뤄졌다. 양측이 확보한 주주 위임장 확인과 검표 등의 과정이 길어진 영향이다.

상정된 안건은 ▲제45기 재무제표 승인의건 ▲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만50원 배당(사측) ▲보통주당 1만4900원, 우선주 1만4950원 배당(주주제안) ▲사외이사 박상수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박영우 선임의 건 ▲사외이사 이성용 선임의 건(주주제안) ▲사외이사 함상문 선임의 건(주주제안) ▲감사위원회 위원 박상수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이성용 선임의 건(주주제안)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총 10건이다.

시장의 관심을 모은 안건은 이익배당안과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안이다. 우선 배당안 표결 결과, 사측 안건은 참석주주 1705만5300주 가운데 1169만2829주(68.6)%의 찬성표를 받아 가결됐다. 반면 박 전 상무측 안건은 찬성 543만4293주(31.9%)에 그쳤고, 보통결의 요건을 미충족해 부결됐다. 박 전 상무가 제안한 배당금은 총 4184억원 규모다. 사측이 제시한 총 배당액 2809억원보다 1.5배 많은 금액이지만,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사외이사 후보도 사측이 추천한 2인의 선임안만 가결됐다. 사측의 박상수 후보와 박영우 후보는 각각 71.0%의 찬성표를 이끌어냈다. 박 전 상무 측의 이성용 후보와 함상문 후보의 찬성율은 각각 29.6%, 29.0%로 부결됐다. 특히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안의 경우 박 전 상무 측 이성용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사측의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은 72.6%의 동의(3%룰 적용)를 얻어 통과됐다.

특히 지난해 주총과 비교할 때, 박 전 상무를 지지하는 세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작년 주총의 경우 박 전 상무측 배당안은 35.6%의 찬성표를 얻었지만, 올해 주총에서는 오히려 4%포인트 가량 위축됐다. 사외이사 선임안도 지난해에는 최고 찬성률 32.2%였지만, 올해는 3%포인트 하락한 29%대에 그쳤다.

박 회장이 경영권 공격을 막아낼 수 있던 배경에는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을 살펴보면, 박 회장 측은 ▲박 회장 6.73% ▲박준경 부사장 7.21% ▲박주형 전무 0.98% 등 14.99%다. 박 전 상무 측은 ▲박 전 상무 8.58% ▲김형일씨 0.09%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0.05% ▲박은형씨 외 2인 1.50% 등 10.22%다. 양측간 지분율 격차가 5%포인트 미만인 만큼, 압도적 우위를 점한 쪽은 없었다.

하지만 금호석화 주식 6.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박 회장 측은 10%포인트 이상으로 격차를 벌렸다. 국민연금은 고심 끝에 사측 안건이 박 전 상무 주주제안보다 기업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사측 안건에 찬성하기로 하면서, 다른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OCI와 교환한 자사주 역시 의결권이 살아난 점도 사측에 힘을 보탰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말 OCI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분스왑을 단행했다. 이에 박 전 상무 측은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며 의결권 행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 전 상무 측 소송을 기각했고, OCI는 0.56%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사측에 몰아줬다.

박 전 상무의 경영권 공격은 2년 연속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고배당 전략에도 불구, 분쟁 명분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을 패배 원인으로 꼽는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박 전 상무의 첫 번째 경영권 공격 이후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박 회장은 등기임원과 대표이사직을 자진 사임했고, 전문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환원정책도 전개하고 있다.

다만 박 전 상무 측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반절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주총 직후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주제안으로 건전한 주주문화 실현 가능성 증명하는 작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호석화 측은 "사측에 대한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실적과 기업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길 바라는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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