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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출신 임원 영입한 롯데百···조직개편으로 ‘순혈주의’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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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출신 임직원 ‘긴장’···“조직 문화 바꿔야할 때”
신 회장 “개방성 필요, 철저한 성과주의 정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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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정 대표는 20년을 신세계에서 근무한 외부 인사다. 이에 더해 롯데백화점은 최근 신세계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백화점이 신세계 출신 대표를 선임한데 이어 점장 출신 임원들도 잇따라 영입하자 공채 출신 ‘롯데맨’들의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경쟁사에 몸담았던 대표를 선임할 때만 해도 일부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는데 그쳤지만, 이번 임원 영입으로 긴장이 역력한 모습이다. 순혈주의를 깨버린 조직 개편으로 본인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신세계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1972년생인 이승희 상무는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해 경기점장 등을 지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오퍼레이션 TF팀장을 맡아 강남점 리뉴얼 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생인 안성호 상무보는 2007년 신세계에 입사해 디자인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안 상무보는 롯데백화점 스토어 부문장을 맡아 점포 디자인을 책임질 예정이다. 두 임원 모두 지난해까지 신세계에서 근무해오다 지난 17일부터 롯데백화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상무급 임원을 경쟁사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2월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백화점 수장으로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선임했다. 외부 인사가 대표를 맡은 것 역시 롯데쇼핑 설립 이후 최초다. 정 대표는 롯데쇼핑이 지난 2018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롯데GFR을 분사하며 대표로 영입한 인물이다. 신세계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신세계백화점 이탈리아 지사장,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본부장,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롯데그룹 핵심축인 유통부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빠르게 변화한 트렌드에 편승하지 못하고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실제 롯데는 과거의 1등에 안주해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8년 새 굳건히 지켜오던 백화점 점포별 매출 1위 자리는 신세계 강남점(2012년 1조2000억원→2020년 2조394억원)에 내줬고, 2위로 밀린 롯데백화점 본점(2012년 1조7000억원→2020년 1조4800억원)은 오히려 역신장하며 신세계 강남점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 점포를 경계해야 하는 지경이다.

롯데백화점의 최근의 인사를 통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로 ‘변화’다. ‘순혈주의’를 깬 만큼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벗어던지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우리 조직에는 어떤 인재라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학연, 지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정 대표에게 관료화된 백화점을 쇄신해 조직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신 회장의 메시지를 내부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화점에 고착화된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탈피해내겠단 포부다.

정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 인사 영상을 통해 “조직문화는 숨 쉬는 공기와 같다. 가장 부정적인 조직문화는 상명하복이다.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고 시키기만 하는 사람은 더 위험한 사람”이라며 “윗사람 눈치만 보고 정치적으로 행동해 후배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리더, 지시만 하며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팀장, 점포를 쥐어짜기만 하는 본사 갑질 등은 사라져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정 대표는 지난해 기준 백화점 임원 42명 중 상당수를 외부 전문가로 채우기로 했다. 여성 임원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16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 영입한 이 상무와 안 상무보로 그 시작을 알렸다.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백화점과 아웃렛 조직을 분리해 각 채널별로 차별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기존 수도권 1·2본부와 영호남본부 등 3개의 지역 단위로 나눴던 관리 조직을 백화점과 아웃렛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다. 기존 수도권지역본부 산하에 있던 상품본부에선 식품부문만 따로 분리했다. 이를 정 대표 직속에 둬 신선식품 경쟁력을 키울 것을 명확히 했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는 다시 한번 사내 게시판에 동영상을 올리며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내부에서부터 주도적인 혁신을 이룰 것”이라며 변화에 대한 임직원들의 참여와 지지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순혈주의가 강한 조직인만큼 급격한 변화로 인한 임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순혈주의가 강한 조직이다 보니 아무래도 외부, 그것도 경쟁사 출신 임원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신세계 출신 정 대표가 롯데의 ‘성골문화’를 깨려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친정 출신 임원들까지 영입하며 이른바 롯데맨들 사이에서 이러다 자신들이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전언했다.

롯데 관계자는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조직을 통해 변화를 주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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