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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코로나 직격탄에 브랜드 성장세 주춤···골프 호황에 자회사는 고공행진

휠라, 코로나 직격탄에 브랜드 성장세 주춤···골프 호황에 자회사는 고공행진

등록 2021.12.07 16:53

수정 2021.12.08 10:57

김다이

  기자

반짝 했던 리브랜딩 효과 시들 ‘성장 정체기’ 재정비 시급타이틀리스트 보유한 자회사 아쿠쉬네트는 실적 급증자회사 브랜드 인기 덕분에 전체 실적 끌어올려

휠라, 코로나 직격탄에 브랜드 성장세 주춤···골프 호황에 자회사는 고공행진 기사의 사진

2015년 리브랜딩에 성공해 성장가도를 달리던 휠라(FILA)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본업인 ’휠라’ 브랜드가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에 밀려 뒤처지고 있는 것. 리브랜딩의 효과마저 시들해진 휠라는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9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었다. 이러한 실적은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보유한 자회사 ‘아쿠쉬네트’의 매출이 1조9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증가한 덕분이다. 3분기 누적 매출에서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3865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13% 수준을 보였다.

휠라홀딩스는 2019년 3조4500억원의 매출을 낸 뒤 줄곧 3조원대의 매출을 유지해왔다. 골프산업 부흥에 힘입어 아쿠쉬네트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 휠라홀딩스의 매출에서 아쿠쉬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61.4%에서 올해 3분기 66.6%로 증가했다.

그러나 휠라의 본업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휠라’는 그룹 내에서 입지가 줄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3분기 매출은 1333억원으로 전분기(1369억원) 대비 41% 증가했지만, 매출 비중은 13%에서 12%로 감소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복소비 영향으로 패션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것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휠라는 2015년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리브랜딩을 단행해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휠라는 아웃도어 라인을 과감히 버리고 가격을 낮추고 트렌디한 중저가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당시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클래식한 ‘휠라’ 로고 티셔츠와 ‘어글리 슈즈’ 등이 102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6년 9671억원이었던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이듬해 2조5303억원으로 급증했고, 2018년 2조9546억원, 2019년 3조450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3조원대를 넘어섰다. 휠라가 2017년 선보인 어글리슈즈 ‘디스럽터2’는 출시 이후 2년 만에 1200만 켤레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휠라의 유행은 오래 가지 못했다. 뉴트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휠라 역시 시장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휠라의 주 고객층이었던 1020세대들 사이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다시 인기를 끌었고, 패션 부문에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커버낫 등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휠라의 입지가 좁아졌다.

현재 아쿠쉬네트는 골프 호황에 힘입어 매년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휠라 브랜드는 정체기에 접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쿠쉬네트의 성장에도 휠라의 브랜드력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회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휠라홀딩스의 시가총액에서 아쿠쉬네트 지분가치를 뺀 ‘휠라’ 브랜드 가치는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브랜드가치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휠라홀딩스는 2018년 3월부터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가 이끌어가고 있다. 전략에 능한 윤 대표 체제로 돌아선 휠라홀딩스는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휠라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자 윤 대표도 사업 다각화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윤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휠라는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을 되살려 퍼포먼스(기능성 스포츠 제품) 라인 강화 집중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사이클 시장에 진출해 사이클화 ‘시냅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같은 달 러닝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러닝화 ‘휠라 뉴런(FILA Neuron)’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나이키가 컨버스를 인수한 것처럼 100년 전통의 스니커즈 브랜드 '케즈(Keds)' 라이선스를 취득해 올해 1월부터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스트리트 브랜드 ‘스타터‘와 ’주욕‘의 국내 사업권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휠라는 탄생 110주년을 맞아 매달 한정판 신발을 선보이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2016년 리브랜딩으로 휠라 브랜드를 살렸지만 1020세대 사이에서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 도태되는건 시간 문제”라면서 “현재 휠라는 주력 소비층 확장과 단가 인상 등을 통한 리브랜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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