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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전자랜드 부당지원’···공정위, 고려제강에 과징금 23.7억원

11년간 ‘전자랜드 부당지원’···공정위, 고려제강에 과징금 23.7억원

등록 2021.12.01 12:58

수정 2021.12.01 13:40

변상이

  기자

SYS홀딩스, 전자랜드에 3617억 부동산 담보 무상 제공부당 지원으로 퇴출위기 모면 2013년 흑자 전환 성공

전자랜드 파워센터 포천점 내부. 사진=전자랜드 제공전자랜드 파워센터 포천점 내부. 사진=전자랜드 제공

고려제강 소속회사의 부동산 무상 담보 제공으로 은행으로부터 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저리로 차입해 회사 운영 등에 사용한 옛 전자랜드(현 SYS리테일)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고려제강은 총 자산 4조2000억원인 중견 기업집단으로, SYS홀딩스·SYS리테일 등 계열사 17개를 갖고 있다. SYS리테일은 1985년 6월 ‘서울전자유통’으로 가전제품 유통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 7월 인적분할 당시 전자랜드로 상호를 바꾼 후 2012년 1월 현재의 상호인 SYS리테일로 변경했다.

지난 2009년 SYS리테일이 신한은행으로부터 500억원의 운영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자사 부동산(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16-9 등 토지 및 건물) 30건을 아무 대가없이 담보로 제공했다. 이들 부동산 평가액은 공시 지가 기준 3616억5700만원에 이른다.

SYS홀딩스는 그 이후에도 올해까지 기존 담보 대출을 연장하거나 자금을 새롭게 차입하는 경우 담보를 계속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 결과 SYS리테일은 2009~2021년 신한은행·NH농협은행으로부터 6595억원의 구매 자금 및 운영 자금을 1.00~6.15%의 저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SYS리테일이 SYS홀딩스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담보를 통해 적용한 금리는 다른 조건은 동일한 상황에서 담보 없이 신용 대출로 바꾸는 경우 적용하는 ‘개별 정상 금리’ 대비 6.22~50.74% 낮다. 이로 인해 SYS리테일은 78억1100만원만큼의 이자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특히 전자랜드가 영위하는 가전제품 유통업은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사오는 운영 자금을 먼저 투입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대규모 자금을 주기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재무 상태나 채무 상환 능력이 취약한 SYS리테일은 SYS홀딩스 부당 지원으로 부도 등 시장 퇴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과거 SYS리테일은 SYS홀딩스로부터 담보를 받지 못했다면 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실제 SYS리테일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자본이 잠식됐다. 부채 비율은 2009년 178.35%에서 2019년 726.6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09년 103개였던 지점 수는 2020년 130개로 확대됐고 같은 기간 상품 매입액도 5711억원에서 7412억원으로 증가했다.

공정위는 “2012년까지 적자였던 영업 이익이 2013년 흑자로 전환되고 매출액 하락세를 회복하는 등 경영 실적이 개선됐다”며 “가전제품 유통 시장은 소형 대리점 등 중소 업체 비중이 상당하다. 부당 지원을 통한 SYS리테일의 외형 성장은 이들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중견기업 집단이 계열회사 간 무상 담보제공 등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활용하여 중소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할 우려를 초래하는 등 건전한 거래질서를 왜곡하는 위법행위를 시정한 점에 그 의의가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로 국민이 실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유통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쟁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여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며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중견집단의 부당한 지원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자랜드 측은 관련 당시 법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를 계기로 회사 내부에서도 개선할 부분을 면밀하게 조사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며 “전자랜드를 아껴주신 고객분들께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다. 앞으로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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