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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의 모멘텀]ESG 구호만 외치는 상장사들···‘거버넌스’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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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선 밑으로 추락한 코스피···미국은 연일 최고치 경신
대주주 모럴 해저드로 주주가치 훼손···큰 손 장투 어려워

reporter
올 여름까지 무서운 기세로 치솟던 국내증시가 하반기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3300선을 뚫었던 코스피가 3000선 밑으로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반면 미국증시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하반기 상승률은 중국 항셍지수를 빼면 글로벌 꼴찌 수준인데요. 왜 우리 증시만 유독 부진에 빠진 걸까요?

증시부진의 배경을 놓고 시장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공급대란과 경기불안 가시화가 중요한 원인이 되겠고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어두운 실적 전망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반기 들어 급격히 증가한 공매도 잔고 역시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상장사들의 ‘모럴 해저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가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이익성장률, 배당, 자본구조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우리 상장사들은 이 가운데 ‘거버넌스’가 약한 편입니다. 다시 말해 ‘ESG’에서 G’가 빠졌다는 겁니다.

우리 상장사들은 코스피 코스닥 할 것 없이 ‘ESG 경영’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지속가능경영 선포식을 열거나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상장사들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탄소배출량 절감을 위한 방안을 내놓기도 하고 소소하게는 임직원들에게 다회용 텀블러를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점은 앞서 언급했던 ‘G’, 그러니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노력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SK그룹의 8개사는 국내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며 주목 받았지만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등은 일방적인 기업분할로 소액주주들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국내 대표 바이오주인 셀트리온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잡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서정진 명예회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며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을 정도죠. 한때 ‘흠슬라’로 불렸던 HMM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일방적인 CB 주식전환으로 주가가 뚝 떨어졌습니다.

또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의 대주주들은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 가장 먼저 주식을 팔아치우곤 하는데요. 몸집이 작은 상장사들은 편법증여, 횡령 및 배임, 대규모 CB·주주배정 유상증자 남발, 주가조작, 불성실 공시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이처럼 후진적 주주자본주의에 머물러 있는 우리증시는 투자자 보호에 미흡합니다. 외국인이나 글로벌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안정적인 투자처가 아닌 ‘단타’ 대상일 뿐이죠. 기업의 대주주 및 경영진을 믿을 수 있는 척도인 ‘G’가 실종돼 큰 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상장사들은 툭하면 ‘ESG’를 구호처럼 외치고 있지만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친환경과 관련된 ‘E’에 치중된 경향이 짙고, 그마저도 홍보성 선언에 그치는 게 현실입니다.

단순히 ESG위원회나 담당부서를 신설하는 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주주와 경영진이 직접 앞장서서 책임있는 거버넌스 이행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소액주주들이 힘을 모아 대주주에 대항하는 일이 잦아진 지금이야말로 삐뚤어진 ESG를 바로잡을 기회가 아닐까요.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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