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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15년 맡아온 계열사 감사 사퇴

[Why]조현준 효성 회장, 15년 맡아온 계열사 감사 사퇴

등록 2021.08.31 14:53

수정 2023.09.07 10:15

이세정

  기자

ATM 제조사 효성티앤에스 내부감사 사임티앤씨·첨단소재·화학 3사, 최고실적 상승세계열사 독립경영체제, 적극적 후방지원 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5년간 맡아온 금융자동화기기(ATM) 제조·판매사 효성티앤에스 감사에서 물러났다. 상승세에 올라탄 주력사업 경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7월30일 효성티앤에스 내부감사에서 자진 사임했다. 후임으로는 ㈜효성 재무본부장인 김광오 부사장이 선임됐다.

조 회장은 ㈜효성 섬유PG장이던 2006년부터 효성티앤에스 감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효성티앤에스는 비상장사로, 최대주주 ㈜효성이 지분율 54.01%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 3세 3명이 각각 14.13%씩 가지고 있다.

비상장사는 외부감사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모회사 임원이 자회사 감사를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조 회장은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을 맡던 2006년 3월부터 효성티앤에스 감사를 겸직해 왔다.

조 회장이 내부감사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특히 효성티앤에스 사내이사인 조 회장 동생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등기임원직을 유지한다는 점에서도 조 회장의 행보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는 분위기다.

효성그룹은 조 회장이 그룹 경영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효성티앤에스 감사직을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주력사 가운데 ㈜효성에서만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각 계열사마다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했지만, 적극적으로 후방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효성은 2018년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효성이 올해 2분기 달성한 영업이익 2180억원은 직전 분기 대비 2배, 전년 동기 대비 24배가 넘는 실적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실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주사인 만큼 지분법으로 연결된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 영향이 컸다. 특히 이른바 '소재 3형제'로 불리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효성티앤씨는 고부가가치 섬유인 '스판덱스' 판매가 크게 늘면서 분기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1위의 효성티앤씨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타이어코드 글로벌 1위 업체인 효성첨단소재는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업황 개선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에 들어가는 섬유 보강재다.

효성화학 역시 폴리프로필렌(PP)의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00%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된다면 효성그룹이 올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조원 돌파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효성그룹이 조 회장 주도로 미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효성그룹은 계열사간 수소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효성화학은 수소를 생산하고,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저장용기에 활용되는 탐소섬유를 생산하는게 골자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건설을 목표로 한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세계적 가스화학기업 린데와 합작해 국내 액화수소 생산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를 설립했다.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 용연공장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2023년 5월 상업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전국 30여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수소차량용 연료탱크 핵심소재인 고강도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단일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2만4000톤이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이 수소경제에 안착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그룹, SK그룹, 한화그룹, 포스코그룹 등 4개 그룹사와 함께 수소위원회 설립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효성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총 43조원을 수소경제에 투자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그룹 총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자회사 감사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사업의 경우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총수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계열사 FMK와 효성투자개발, 효성아이티엑스의 사내이사는 그대로 유지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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