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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족’ 잡아라···치열해지는 수제맥주 경쟁

‘홈술족’ 잡아라···치열해지는 수제맥주 경쟁

등록 2021.07.23 15:37

정혜인

  기자

이마트24·미니스톱 등 자체 수제맥주 첫 출시오비맥주·롯데칠성 수제맥주 OEM 뛰어들어수제맥주사는 사업 확장 위한 자금 마련 나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맥주시장 성수기를 맞아 유통업계의 수제맥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홈술’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가정시장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물론 주류업체들까지 협력 관계를 구축해 단독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야구를 모티브로 한 수제맥주 2종을 최근 출시했다. ‘SSG랜더스 라거’와 ‘슈퍼스타즈 페일에일’로, 모두 500㎖ 캔맥주다.

SSG랜더스 라거는 이마트가 올해 초 인수한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우주선 모양 엠블럼과 마스코트 랜디 이미지를 넣어 야구팬들을 공략한다. 또 슈퍼스타즈 페일에일에는 SSG랜더스처럼 인천을 연고지로 했던 옛 삼미 슈퍼스타즈 구단의 마스코트를 캔 디자인에 적용했다.

편의점 미니스톱 역시 롯데푸드와 공동 개발한 ‘아맛나 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푸드의 ‘아맛나’ 아이스크림은 1972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이다. 최근 레트로(복고) 열풍을 겨냥해 수제 맥주로 출시된다. 수제 맥주 회사 와이브루어리가 OEM 방식으로 위탁 생산을 맡았다. 롯데푸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지만 미니스톱과 협업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 역시 수제맥주 출시를 위한 협력 관계를 계열사 외까지 넓혀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협업한 수제맥주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7년 온·오프라인 연계(O2O) 기반의 차별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력을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계열사 롯데제과의 장수 껌인 ‘쥬시후레쉬’의 원액을 담은 ‘쥬시후레쉬맥주’를 선보인 데 이어 ‘스피아민트맥주’도 출시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라거맥주를 출시했는데, 지난달 12일 출시 이틀 만에 초도물량 60만개 주문이 끝나 발주를 중단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협업을 위해 내놓은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가 위탁 생산을 맡았다.

이 같은 수제맥주 열풍의 선두에 섰던 제품은 CU의 ‘곰표 밀맥주’다. CU는 지난해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내놨는데 이 제품이 크게 히트하며 편의점 수제맥주 전성시대를 열었다. 공급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아 롯데칠성음료에 위탁생산을 맡겨 올해 생산 물량을 지난해보다 15배나 늘렸다. 공급물량을 증가시킨 지난 5월에는 CU에서의 판매량이 맥주시장 1위 오비맥주를 제치기도 했다. CU는 곰표 밀맥주가 크게 성장하자 아예 이 브랜드를 확장해 조만간 팔도 비락식혜와 협업한 식혜제품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주류업체들 역시 수제맥주 시장 성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수제맥주 협업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 KBC를 출범했다. 오비맥주 신사업팀인 크래프트&스페셜티즈(Craft & Specialties)팀이 KBC를 통해 협업 수제맥주 브랜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KBC는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공장 수제맥주 전문 설비를 기반으로 타사 협력 제품을 생산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보다 한발 앞선 지난 2월부터 OEM 사업을 시작해왔다. 일반적으로 수제맥주사들 대다수가 소규모이다보니 수급, 설비투자 등의 한계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수제맥주사들은 레시피 개발과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롯데칠성음료가 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CU의 곰표 맥주는 롯데칠성음료 OEM을 맡으며 생산량을 크게 늘린 대표적인 사례다.

수제맥주사들도 수제맥주 시장 성장에 대응해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마련에 분주하다. 제주맥주는 지난 5월 국내 수제맥주사 최초로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기업 특례)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양조장 설비와 전문 인력 투자를 늘리는 한편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곰표 밀맥주’를 만든 세븐브로이 역시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세븐브로이가 증시에 입성하면 제주맥주에 이은 두 번째 수제맥주 상장사가 된다.

유통·주류업계가 수제맥주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이 시장이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6년 304억원, 2017년 436억원, 2018년 631억원,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성장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입맥주를 포함한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대에서 지난해 3%까지 뛰어올랐다. 수제맥주 시장은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약 30%씩 성장해 보수적으로는 약 3000억원 규모, 더 나아가 약 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협회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류시장의 무게중심이 유흥시장이 아닌 가정시장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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