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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적자 확대에 신용등급 ‘빨간불’

세븐일레븐, 적자 확대에 신용등급 ‘빨간불’

등록 2021.07.02 07:00

수정 2021.07.02 09:25

정혜인

  기자

작년 말 나신평 이어 최근 한기평까지 신용등급 강등지난해 15년만에 영업손실 내고 올 1분기 적자 커져경쟁사 대비 낮은 성장률·이익률 고질적 문제 꼽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수년째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적자가 커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어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추후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등급 및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코리아세븐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실적 저하폭이 확대됐다”며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향후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말에도 또 다른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하향된 신용등급을 받았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편의점업계 내 상위 2개 업체와 영업수익성 차이가 확대되고 있으며, 가맹점 확대에 따라 차입금 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편의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세븐일레븐의 성장세가 경쟁업체들보다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수년째 경영지표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7년 3.8%, 2018년 2.3%, 2019년 3.2%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매출액이 전년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세븐일레븐의 매출 성장이 더딘 것은 경쟁사에 비해 점포 수 확대가 지지부진한 영향이 크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점포수 451개를 순증했는데, 업계 선두인 CU(1046개), GS25(770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 4위이자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지난해 681개점을 순증하며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를 더욱 좁혔다.

특히 코리아세븐의 수익성 지표는 더욱 좋지 않다.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은 2017년 전년 대비 9.2% 감소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2019년에는 1.6% 역성장했다. 지난해에는 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15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매출 성장이 더딘 가운데 수익성까지 악화하며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도 급감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수년째 1% 초반대를 기록 중인데 이는 GS리테일, BGF리테일의 3% 수준과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수치다.

코리아세븐이 수년째 저조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경쟁사와 비교해 고정비용 지출이 더 크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매년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를 사용하며 높은 외주비용도 부담하고 있다.

한기평 역시 이번 코리아세븐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공격적인 출점경쟁과 심화된 경쟁강도 등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높지 않은 데다가,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납부하는 기술사용료, 계열 물류사에 지급하는 외주비용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평균 영업이익률은 1%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경쟁업체 대비 낮은 점당 매출액과 브랜드 인지도는 우수한 입지 확보에 있어서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외형 확장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근접 출점 규제 강화, 편의점 가맹본부간의 자율 규약 등으로 인해 출점 자체가 어려워졌고 국내 편의점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른 상태다. 코리아세븐은 자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사들처럼 새 먹거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다.

코리아세븐의 실적이 점차 악화하면서 롯데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코리아세븐 기업공개(IPO)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사 출범 당시 우량 계열사들을 상장시키고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당시만 해도 코리아세븐이 호텔롯데 다음으로 상장할 유력 주자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코리아세븐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리아세븐은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로 세븐일레븐의 강세 상권인 유흥·관광상권과 역세권 오피스상권 등의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도쿄 올림픽 특수로 주류·안주류·푸드류 등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향후에도 안정적인 사업환경과 수익구조를 조성하기 위해 차세대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에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익성과 운영효율 개선을 위해 먹거리 특화 대형점포인 ‘푸드드림’ 점포 플랫폼을 지속 확대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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