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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SG와 오너가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지숙의 재계톡]ESG와 오너가

등록 2021.05.14 10:41

이지숙

  기자

reporter
올해 재계 최대 유행은 ‘ESG’다. ESG는 이제 기업경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자인 ESG경영은 쉽게 말해 ‘지속가능경영’으로 요약된다.

이제는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며 올바른 지배구조의 틀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빠른 성장을 위해 눈 감고 무시했던 많은 것들이 이제 기업의 생존문제와 직결될 정도로 책임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많은 기업들도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해 ESG경영을 위한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 등을 세우는 모습이다.

각 기업의 총수들도 앞장서서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국회를 찾아 “이제 ESG라는게 따로 떨어져서 적당히 돈 버는 용도의 포장만 하면 된다는 정도는 아니다. 거기에 위배되거나 잘못되면 더 이상 기업의 생존이 왔다 갔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생활 속 플라스틱사용 줄이기 실천운동 ‘고고 챌린지’에 동참 소식을 알리며 “저와 현대차그룹은 탈 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이 긍정적인 움직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속되는 오너가의 사건사고는 ESG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SK그룹의 계열사 SKC는 최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SKC 관련 혐의액이 1335억원이라고 공시한바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한국지배구조원은 최근 ESG 평가에서 SKC에 대해 지배구조 부문에서 A에서 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LS그룹 총수일가도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LS그룹 총수일가의 재판은 당초 3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는 8월로 미뤄진 상태다.

최대주주이자 기업 회장이 자리를 내려놓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불가리스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사과와 함께 회장직을 사퇴했다. 특히 불가리스 파문은 남양유업이 지난 3월 ESG위원회를 출범한 이후 터져 더욱 비난을 받았다. ESG위원회 출범에도 오너 중심 문화가 변화하지 않았고 견제 역할도 전혀 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ESG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나 지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재계 오너가의 사건사고는 기업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한번 땅에 떨어진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기업은 기존의 두 배 이상의 공을 들여야 한다.

이제 ESG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한다. 오너가가 말 뿐인 ‘ESG 경영’이 아닌 진짜 ‘ESG 경영’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좋은 목표를 세웠다고 해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앞에서는 친환경 기업, 투명한 지배구조를 외치지만 결론적으로 이를 실천하지 않은 기업 오너가의 모습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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