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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성장 ‘쿠팡’, 1년 만에 매출은 2배 적자는↓···反쿠팡 ‘넘사벽’

수직 성장 ‘쿠팡’, 1년 만에 매출은 2배 적자는↓···反쿠팡 ‘넘사벽’

등록 2021.04.15 07:57

김민지

  기자

코로나19 방역 비용 지출에도 매출액 폭증·적자 줄어 강력한 시장 지배력·비대면 소비 확산이 큰 성장 이유거세지는 反쿠팡 움직임···‘공격 투자’로 주도권 강화

수직 성장 ‘쿠팡’, 1년 만에 매출은 2배 적자는↓···反쿠팡 ‘넘사벽’ 기사의 사진

쿠팡이 지난해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매출은 14조 원에 육박해 2배가량 늘었다. 쿠팡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反(반) 쿠팡’ 연맹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94.6% 증가한 13조9236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손실은 5504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했지만, 손실 폭은 전년보다 23.6% 줄었다.

쿠팡의 매출액은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7년 2조6846억 원, 2018년 4조3546억 원, 2019년 7조1531억 원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7년 40.1%, 2018년 62.2%, 2019년 64.3%로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은 13조9236억 원으로 전년보다 94.6%나 급증했다.

영업손실은 계속되고 있지만, 매출이 2배가량 뛰면서 손실 폭은 줄어들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쿠팡의 누적 손실은 3조1560억 원에 달한다. 2018년에는 1조 원이 넘는 손실이 났으나, 이를 기점으로 적자는 지속 축소하는 추세다.

◇비용 지출에도 적자 감소, 시장 지배력이 큰 몫=특히 쿠팡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비용을 대거 지출한 상황에서 적자 폭을 줄인 것은 흑자 전환도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쿠팡은 코로나19 방역 비용으로 5000억 원을 썼는데, 이를 제외하면 흑자 전환에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란 계산도 나온다.

쿠팡이 빠르게 적자를 줄이면서 100조 원에 달하는 가치 산정을 받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납품·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실질 수수료를 높여 마진을 끌어올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만년 적자 기업 쿠팡이 빠른 속도로 적자 폭을 줄여나가면서 미국 주식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시장 지배력의 크기가 컸던 덕분이다. 이는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당시 공개한 코호트(cohort) 분석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코호트는 하나의 그룹으로 묶인 사용자를 뜻한다.

쿠팡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쿠팡 이용 고객들의 연간 구매 고객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분석했다. 2016년에 쿠팡을 처음 이용하기 시작한 고객은 4년이 지난 지금 3.59배나 더 지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고객 가입 연차에 비례해 구매 금액도 증가했고, 최근 1~2년 새 증가율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폭증한 것도 쿠팡의 성장세를 증명했다.

◇신세계·네이버 동맹 맺었지만···경쟁력 우위 확보 의문=쿠팡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에 경쟁사들은 반쿠팡 연맹을 형성했지만, 이를 통해 쿠팡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결정했다. 이들은 이번 사업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서는 상품 소싱과 데이터 분석, 물류 인프라 등 다양한 경쟁력이 필요한데 이 제반 사항을 기업 홀로 마련하는 데에는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커머스 하나만 바라보고 사업을 운영해온 쿠팡이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도 10여 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서로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협력 효과가 이커머스 시장에 미칠 기대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 측이 공개한 협력 방안만으로 얼마나 큰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5조 실탄으로 공격 투자, 국내물류·해외진출 다 잡는다=쿠팡은 이번에 조달한 자본을 바탕으로 물류센터 확충, 쿠팡이츠와 OTT 쿠팡플레이 확대, 상품 수(SKU) 확대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에 100개가량의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 인구 70%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11.3㎞ 이내에 살고 있다. 쿠팡은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풀필먼트 시스템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물류센터 등을 더욱 확충해 더욱더 촘촘한 거미줄 물류망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상품 수 확대도 지속해 고객 경험 확장에도 나선다. 실제 쿠팡은 상장 이후 전북·경남 등에 물류센터 건립 등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와 함께 쿠팡은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7월 선보인 로켓제휴를 제트배송이란 이름으로 바꿔 운영 중이다. 이는 아마존의 풀필먼트서비스(FBA, Fulfillment By Amazon)와 유사한 모델로, 아마존은 FBA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다만 현재는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식 풀필먼트서비스와는 다르다. 상품 매입 단계는 택배업 자격이 없는 쿠팡이 법망을 벗어나기 위해 도입됐다. 쿠팡이 상품 소유권을 일시적으로 넘겨받으면서 ‘자사 상품 배송’의 형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쿠팡이 택배업 재진출에 성공하면서, 제트배송은 완전한 풀필먼트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매입 단계 없이 정식 풀필먼트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돼 쿠팡 역시 이 서비스의 대대적인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쿠팡은 판매자로부터 배송 위탁만 받기 때문에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쿠팡은 최근 싱가포르 법인을 이끌 임직원 채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첫 해외 진출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 뉴욕증시 상장으로 실탄 마련에 성공해 국내 투자에 이어 해외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면 싱가포르 이커머스 및 OTT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본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싱가포르 진출이 가시화된 것”이라며 “싱가포르 진출은 결국 동남아시아 진출 포석으로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K-콘텐츠를 유통하며 자연스럽게 쿠팡으로 소비자들을 가로채는 것(Hooking)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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