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유튜브
인간과 공간을 위한 빛의 가장 아름다운 진화 옳은미래 lg의 옳은 미래가 더 궁금하다면 lgfyture.com

[오세훈의 新서울]“재건축은 다음 생에나 가능할 줄 알았는데”···吳 반기는 민심

10년 만에 컴백한 오세훈, 부동산 무엇부터 손댈까
‘35층 룰’ 풀고 조례 수정 등 ‘박원순 흔적’ 지우기
서울 정비사업도 10년 만에 정상화 기대, 건설주 ↑
‘손자대나 가능했던’ 대치은마·잠실주공도 ‘재건축꿈’
“민간으로 갈아탈까” 공공개발 후보지 이탈 가능성도

“이전 서울시장이 개발 구역들을 다시 묶는 바람에 재건축·재개발은 자식세대가 되서야 가능할 줄 알았죠. 거의 포기하고 살았어요.”, “사실 용적률도 크게 높여주지 않아도 되요. 재건축만 빨리 됐으면 합니다. 죽기 전에 새집에 들어가 살아보는 게 소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주민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시에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무상급식 논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10년 만이다. 집 값 잡는다고 규제만 앞세웠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도 흔들릴 전망이다. 서울시장은 그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자리다. 또 사실상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심판한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1차적으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해온 도시재생사업을 손보는 등 전면적인 정책 폐기·수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35층 룰’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35층 층고 제한은 서울시가 지난 2014년 발표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만들어진 규제로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의 상징과도 같다. 박 전 시장이 2011년 취임 이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백지화하는 등 오세훈 지우기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가 될 전망이다.

◆잠실주공·대치은마…재건축 대장주들 “이제 우리 시대” = 재건축과 재개발을 염원하던 주민들은 오 시장의 당선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의 주민들이 더 그렇다. 실제 투표율만 봐도 강남구 압구정동(88%), 강남구 대치1동(85%), 서초구 반포2동(84%), 송파구 잠실7동(80%), 강남구 개포1,2동(78%) 등인데 강남, 서포, 송파 등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곳 지역이야말로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잠실주공5단지, 대치은마아파트, 압구정현대아파트 등이 있는 곳이다. 전임 박 시장이 서울시 조례로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고를 35층으로 제한시킴으로써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고만 것이다. 층고를 더 높여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하려던 조합들의 계획이 무산된 것인데, 대표적인 예가 은마아파트단지였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35층 층고제한을 풀겠다고 이미 발언한 바 있다. 용적률 규제 완화도 공약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도 층고 제한은 완화시켜야 하는 정책이라며 필요성에 대해 깊히 공감하고 있다. 층고는 재건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가구를 늘릴 수 있어 사업의 채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조망권을 확보하며, 건폐율을 낮춰 넓은 녹지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랜드마크 효과까지 있어 재산 가치를 높여준다. 그러니 은마아파트처럼 적절한 조건이 조성될 때까지 10년 넘게 기다리겠다는 조합이 수두룩한데, 특히 강남서초지역에 많다.

40층도 아닌 왜 하필 35층인가라는 의문에 대해서도 당시 서울시는 설득력 있는 답변조차 내놓지 못했다. 일조권과 적정한 스카이라인 확보를 감안하면 '그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설명뿐이었다. 즉 아무런 과학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는 답변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티팀장은 “‘35층 규제’ 풀리면 대치 은마와 잠실 주공 등 비롯한 서울 일대 대부분 아파트들의 재건축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당 규제 때문에 주민들이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이 문제만이라도 해결되면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최근 재건축 새로운 규제인 ‘2년 실거주’ 요건 또한 무난하게 극복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 운영위원도 “그 때 이후로 조합 설립도 못하고 있는데 이제는 시장이 바뀌면서 드디어 추진위 단계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이 외에도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규제를 풀겠다”면서 층고 제한 완화 공약과 더불어 안전진단 통과 기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즉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지금보다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박 시장이 재임했던 10여 년간 ‘보존’과 ‘재생’에 밀렸던 정비사업 또한 10년 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건설업종이 3.83% 올랐는데 전체 업종 중 가장 많은 상승율을 기록했다. 급기야 정비사업 진행이 꽉 막혔던 일부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용적률도 크게 높여주지 않아도 되니 재건축만 빨리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벌써부터 ‘민간-공공’ 저울질하는 공공재개발 후보지들 = “공공재개발 꼭 해야 할까요?” 오 후보가 당선되면서 공공재개발 사업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오 시장은 앞서 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후보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민간재개발’과 ‘공공재개발’을 두고 다시 저울질을 시작한 모습이다.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신길동의 어느 한 주민은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서 민간 주도로 정비사업을 하는 기회가 열렸는데, 조건이 더 좋으면 민간으로 갈아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민들도 규제 완화를 염두에 두고 ‘공공재개발 이탈’ 가능성을 가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오세훈 후보가 시장이 됐는데 공공개재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존에 진행하던 공공재개발이 취소될 확률이 있을까요?” 등의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오 시장이 내세웠던 핵심 공약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다. 한강변 아파트 35층 규제 폐지,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지구 재지정 촉진 등을 약속했다. 현 정부가 밀고 있는 공공주도의 주택공급 기조와는 정반대되는 정책들이다. 규제 완화가 되면 민간재개발이 사업성 면에선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민간 재개발 촉진에 따라 용적률, 층수제한 등의 규제가 완화되면 공공재개발보다 수익성, 단지 쾌적성 등이 높아질 수 있다.

민간재개발에 힘이 실리면서 상대적으로 공공주도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 약화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 시장 또한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에 대해 비협조적이거나 소극적인 지원에 그칠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개발 사업 시행자인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서울시장 아래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강하게 추진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공주도와 비교해서 민간 규제 완화의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민간 사업 추진이 어려운 구역들도 여러 있기 때문에 공공재개발이라도 강하게 기대를 거는 주민들도 있었다.

◆서울시장 단독으론 못한다는 홍남기에…“吳 발목 잡지 말라” = “그동안 2.4대책 등 주택공급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해 왔다. 주택 공급은 행정 절차상 중앙정부나 광역지방자치단체, 기초지자체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호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오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앙정부가 추진해왔던 공공주도의 공급개발이 소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의식한 듯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그런데 여론에서는 홍 부총리가 벌써부터 오 시장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를 내놨다. 여론에서는 “아직도 민심 못 읽었냐. 오세훈 발목 잡지 마라”며 여러 질타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장은 용도지역·지구 변경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도 변경할 수 있다. 재산세를 50% 환급한 서초구처럼 재산세와 같은 지방세 감면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이전 박 시장도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틀어막으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했지만, 박 전 시장이 이른바 ‘35층 룰(35층 층수 규제)’을 만들어 무력화했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장의 권한이 국토부 등 정부를 뛰어넘는 건 아니다. 서울시장이 세울 수 있는 정책의 세부 계획은 법과 시행령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고, 법이나 시행령을 바꿀 수 있는 건 정부나 국회다. 다만 중앙정부로서는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이 가진 세부 계획 설정 권한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있는 비토권(거부권)이 될 수 있다는 게 부담이다.

김소윤 기자 yoon13@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
로또리치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