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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의 직격]금융권에서도 ‘○○이 형’을 만나고 싶다

요즘 엄청 핫한 기업인이 한 명 있다. 부회장이라는 정식 직급보다는 요새 들어 ‘용진이 형’이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기자는 유통 출입 기자가 아님에도 정용진 부회장을 매우 눈여겨보고 있다. 개인적 이유 때문이다. 인천 출신인 기자는 고향팀 SSG 랜더스의 열렬한 팬이다. 랜더스 팬으로서 도리를 다하고자(?) 정 부회장의 SNS 계정도 팔로우하고 가끔 응원 댓글도 남기는 편이다.

정 부회장은 야구단 인수 발표 이후 연신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2월 음성 기반 SNS 소통 채널 ‘클럽하우스’를 통해 “나를 ‘용진이 형’이라고 불러도 좋다”는 말을 해서 화제가 됐다. 야구팬들과 게임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애칭 ‘택진이 형’과 비슷한 별명인 셈이다.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자신의 사업적 지향점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대중들과 공유하며 고객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있다. 랜더스의 상징색에 붉은색이 들어간 것이나 ‘인천’이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계승한 것, 홈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 스타벅스가 입점하게 된 것도 정 부회장과 팬들의 적극적인 소통이 만든 성과다.

때로는 지나치게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스스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며 이를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로 승화시킨 대표적 소통형 기업인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의 스스럼없는 접근에 대중은 열광했고 신세계그룹의 이미지도 한껏 개선됐다.

기자가 출입하는 금융업권으로 돌아와서 ‘용진이 형’과 비슷한 CEO들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언컨대 없다. 다만 60대에 접어든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들에게 ‘형’이라는 애칭이 붙기는 다소 부담스럽다.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갔느냐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은행에서는 고객이 그야말로 왕이다. 은행의 조직도를 보면 제일 첫머리에 있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는 의례적 행동에 불과하다. 금융 소비자들이 느끼는 금융권과 금융회사 CEO에 대한 친근감은 다른 업종에 비해 유난히 떨어진다.

취재 현장에서 만났던 은행장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이들도 소싯적에는 창구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던 은행원이었기에 과거의 창구 응대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기자가 아닌 다수의 고객에게 스스로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했느냐고 묻고 싶다.

회사 SNS가 아닌 개인 SNS를 통해, 아니면 은행 창구에 직접 나와서 고객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직접 알아보고 그 불편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CEO 본인이 직접 알리고자 노력했는지 CEO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사람들이 여전히 금융회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보수적인 의식 구조가 꼽힌다. 시대가 변하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동 양식도 디지털화됐음에도 금융회사 CEO들의 대고객 마인드는 여전히 ‘주판 시절’에 멈춘 듯하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시행 초기 시점인 만큼 이제는 금융회사 CEO들이 진정으로 소비자들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고객들에게 다가가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거리를 좁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고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금융 소비자들을 진정으로 보호하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는 모습을 자유롭게 보여준다면 “저 은행에서 통장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소비자 접근 효과는 몇 배로 더 커질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소법 시행 이후 고객이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금융회사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애초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나서서 고객에게 다가가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려는 노력을 너나없이 했다면 금융당국 수장이 이런 말을 굳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천야구의 상징인 붉은색 유니폼을 지켜주세요”, “야구장에 스타벅스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등 고객의 목소리에 스스로 귀를 기울였고 이를 실행에 옮긴 ‘용진이 형’ 정용진 부회장처럼 금융회사 CEO들도 고객의 목소리에 스스로 다가가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해주길 바란다. 그러면 언젠가는 금융회사 CEO들에게도 ‘○○이 형’이라는 친근한 애칭이 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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