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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레쥬르 매각 안갯속, 시름 깊어지는 CJ

뚜레쥬르 매각 안갯속, 시름 깊어지는 CJ

등록 2021.03.11 15:55

김민지

  기자

뚜레쥬르 매각 불발 이재현 회장 ‘3대 축’ 재편 미뤄져반년 끌어온 협상 매각가·세부 사항 막판 이견 못 좁혀또다른 인수자 찾기 매각 타이밍 놓쳐 CGV 전철 밟을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CJ그룹이 추진했던 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이 불발되면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주류사업 정리 계획이 미뤄졌다. 이 회장은 그룹의 큰 사업 축을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ENM(문화)로 손질하고 있다.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비핵심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하며 CJ푸드빌을 1순위 정리대상으로 놓고 뚜레쥬르 매각을 진행해왔다. 뚜레쥬르 매각은 예비입찰에서부터 이름값과 달리 흥행에 실패했다. 매각 초부터 가격이나 세부조건에서 이견이 지속됐고 예비입찰 후에도 원매자가 대거 이탈해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반년을 끌었던 뚜레쥬르 매각이 없던일로 돌아가면서 CJ그룹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 내 뚜레쥬르사업부문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 관련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과 세부조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뚜레쥬르는 국내 2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로, 국내 가맹 매장은 1300여 개에 달하며 시장점유율은 약 26%다. 칼라일과는 뚜레쥬르 사업 부문 가격을 2700억 원에서 막판 조율하는 단계였다. 이에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으로, 뚜레쥬르 매각은 가시화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결국 최종 단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CJ그룹은 당분간 뚜레쥬르 브랜드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개선 등 CJ푸드빌 사업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자산 넘기고 희망퇴직 ‘초강수’까지=CJ푸드빌은 지난해만 해도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 생산설비 등을 CJ제일제당으로 이전했다. CJ그룹은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가정간편식(HMR)과 외식에서 각각 비비고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외식사업을 영위하던 CJ푸드빌의 상표권 지분을 CJ제일제당이 가져오며 단독으로 소유하게 됐다.

레스토랑간편식(RMR) 생산공장인 진천공장도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금액은 207억3700만 원이다. 진천공장을 양도하면서 CJ푸드빌은 베이커리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음성공장만을 남겨뒀다. 이 때문에 업계는 뚜레쥬르 매각 성사 시 음성공장도 함께 넘기고 CJ푸드빌을 빠르기 정리하기 위함으로 봤다.

CJ푸드빌은 ‘초강수’인 인력 구조조정 카드도 꺼내 들었다. 그만큼 CJ푸드빌이 처한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라는 방증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10월 본사 지원조직 직원 중 5년 차 이상 4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빕스, 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 지점 근무자나 생산직 등은 제외됐다.

외식업 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영업까지 제한돼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CJ푸드빌은 앞서 자산 매각, 경영진 급여 일부 반납, 신규투자 동결 등을 진행해 왔다.

CJ푸드빌이 자산 매각에 이어 희망퇴직에 나선 이유는 더 돌파구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CJ푸드빌은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 8903억 원, 영업손실 39억 원을 실현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56%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은 2018년 약 450억으로 최대치를 찍고 2017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291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7% 줄었다.

CJ그룹으로서는 뚜레쥬르가 팔려야 남은 외식 브랜드도 정리가 가능하다. 뚜레쥬르가 CJ푸드빌 전체 매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뚜레쥬르는 CJ푸드빌 매출액 중 약 48%(4003억 원)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높은 편이다. 뚜레쥬르를 매각하면 CJ푸드빌 연 매출 규모는 4000억 원 대로 반 토막이 난다. 10여 년 전인 2007년(4972억 원) 수준이다.

◇매각 타이밍 놓친 CJ CGV 절철 밟을수도=매각 타이밍을 놓치면 CJ CGV처럼 매각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케이스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CGV는 그룹의 자금 수혈, 해외 비핵심 자산 매각, 직원 구조조정, 관람료 인상 등 여러 자구책에도 생존이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급기야 코로나19 장기화에 상영관 30%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며 사업 축소에 나섰다.

뚜레쥬르를 제외하면 CJ푸드빌에 남은 주력 브랜드는 샐러드바 ‘빕스’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플레이스’, 한식 뷔페 ‘계절밥상’ 정도다. 여기에 컨세션 사업이 남아있다. 이들 브랜드도 뚜레쥬르 매각과 함께 정리하거나 다른 계열사느 이동시킬 계획이었다. 계절밥상은 이미 한식 뷔페 열풍이 사그라들며 여의도IFC점·코엑스몰점·판교점 세 곳만이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외식사업 시장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체적으로 내림세를 겪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또 다른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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