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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2차 충격 오나

[유가 대폭락]글로벌 증시, 2차 충격 오나

등록 2020.04.22 16:00

김소윤

  기자

공급 넘치면서 사상 첫 ‘마이너스’ 국제금융시장에 새 변수로 떠올라실물경제 영향, 韓 수출 큰폭 하락증시 조정 예상, 급락 가능성 제한

글로벌 증시, 2차 충격 오나 기사의 사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등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감염증)에 따른 최악의 시기가 지나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코스피지수가 이제서야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공급이 넘치면서 사상 처음 가격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유가시장도 매수세 자체가 실종된 전형적인 투매 장세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현지시간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물 WTI 역시 26달러에서 18달러로 힘없이 밀려났다.

전세계 유가의 기준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한 때 17달러선까지 밀렸다가 소폭 반등했다. 이는 2001년 12월 이후로 18년여만에 최저치다.

국제 유가의 연쇄 하락세는 유가 폭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한 경험하지 못한 경제지표의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가마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과잉이 현실화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유국들도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소용없는 모습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과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오펙+’는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의지를 밝혔으나, 유가 하락세 지속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내 에너지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민주당은 에너지 기업지원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마이너스 가격대까지 하락한 이유는 월물 교체, 즉 근원물을 팔고 원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 거래에 따른 기술적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원유 수요 급감”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경제의 ‘대중단’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원유시장이 과잉공급 상황에 빠졌고 원유 저장 자체도 힘들어지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수요 급감에 따른 원유 재고 폭증으로 미국의 경우 원유 재고 수준이 2주 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현 상황이 8~9주 지속될 경우, 원유 저장이 한계에 이를 것”이라며 “아무리 원유가 싸더라도 저장할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비정상적 유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실물경제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안그래도 코로나로 국내 무역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국무역은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 비교적 선방해왔지만, 4월 들어서는 주요 업종과 시장의 수출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입도 상당히 감소해 무역수지마저 적자를 냈다.

실제 이달(4월) 들어 1일부터 20일까지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한국 수출액은 217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9% 감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반도체(-14.9%), 승용차(-28.5%), 석유제품(-53.5%), 무선통신기기(-30.7%), 자동차부품(-49.8%)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도 중국(-17.0%), 미국(-17.5%), 유럽연합(EU·-32.6%), 베트남(-39.5%), 일본(-20.0%), 홍콩(-27.0%), 중동(-10.3%)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일제히 위축됐다.

유럽·미국 등 글로벌 셧다운(일시적 가동중단),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 국제유가 급락 등이 자동차·차부품,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의 관심은 증시에도 쏠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원유시장 충격으로 최근 미국 증시는 전일 경제 재개에 기대 상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원유시장 붕괴로 국내 증시 조정은 예상되나,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국내 주식시장은 원유시장에 비해 낙폭이 제한되는 등 경향을 보였다”라며 “코로나로 인한 수요 부진이 7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나, 경제 재개가 현실화되면 8월 이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원유 시장이 붕괴돼 우려가 확산될 수 있으나, 3분기 이후 경제 재개로 원유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원유에 대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세게 내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유선물시장의 콘탱고 심화에 따른 롤오버 비용 외에도 국제유가의 상승 탄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경제활동이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야 원유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수요 반등이 가시화 된다고 하더라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원유 수급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급밸런스만 보면 2020년 2분기가 가장 최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하반기 본격적인 원유 감산 효과가 실현되고,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원유수요 개선으로 원유시장의 수급 밸런스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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