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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돌아온 총선···국회의원 보좌진이 사는 법

총선 다가오면서 보좌진도 지역구 선거운동 참여
지역구에 단기 월세 얻거나 의원집에 같이 살기도
보좌진이 함께 살면 직급 낮은 비서가 곤혹스러워
불출마·경선탈락 의원 소속은 재취업 준비에 바빠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보좌진도 바빠지고 있다. 보좌진도 총선에 대비해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의원의 선거캠프에 참여해 선거운동을 돕는 보좌진부터 의원이 불출마하거나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재취업 준비를 하는 보좌진까지 다양하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 의원회관은 불 꺼진 의원실이 늘고 있다. 국회의원 대부분이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구 활동을 늘린 탓에 의원을 따라 다니는 최대 9명의 보좌진도 덩달아 지방 행 차편에 몸을 실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보좌진의 업무는 국회 활동 보조, 입법 보조, 토론회 준비, 보도자료 작성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선거가 시작되면서 의정보고 준비, 로고송 제작하기, 연설문 작성, 축사 작성, 공약 만들기, 선거유세 지원 등으로 다양해졌다.

현역의원이 선거에서 유리한 점은 보좌진을 선거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좌진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원은 선거에 나서면서 보좌진 9명의 직원을 지역구로 보내 캠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직원들의 월급은 세금으로 받기 때문에 인건비도 들지 않는다.

덕분에 의원실 직원들은 지역구로 출장을 나가야 한다. 지역구가 수도권이 아니라면 직원들은 먹고 살 곳을 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좌진은 선거철만 되면 두 집 살림을 하게 된다.

여당 소속 의원실 비서는 자신이 모시는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면서 자연스레 지역구에 자주 내려가게 됐다. 이 직원은 의원의 지역구에 방을 구해서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그러다 국회에서 상임위원회 일정과 본회의 일정 등이 생기면 상경한다.

요즘은 의원이 국회에 자주 있지 않는다. 상임위도 자주 열리지 않고 5일 열린 본회의를 제외하면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리면 얼굴을 비추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자중하는 분위기다.

지역구에 내려간 직원들은 다양한 형태로 선거에 임한다. 가장 중요한 건 집을 구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부분 단기 월세를 구하거나 모텔의 달방을 알아본다. 마침 의원의 지역구가 수도권과 가까우면 집에서 출근을 하기도 하고, 지역구가 자신의 고향과 같다면 가족의 집에 얹혀 살기도 한다.

불 꺼진 국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보좌진은 직급순으로 보좌관, 비서관, 비서, 인턴 등으로 나뉜다. 이 중에 비서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방을 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직급이 높은 보좌관이 “함께 집을 구해서 살자”라는 제안을 받아 같이 살게 된다면 갑질 아닌 갑질을 당할 수 있다.

보좌진이 선거기간 중에 같이 사는 경우는 더러 있다고 한다. 야당 소속 의원실 비서는 단기 월셋방에서 보좌관과 함께 생활하기로 했다. 그런데 월셋방에 들어선 첫날부터 보좌관이 비서에게 “청소해라”, “빨래해라”, “라면 끓여라” 등의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했다. 비서는 그렇게 퇴근해서도 가정부로 업무를 하게 됐다.

모 의원실 소속 보좌관은 4년 전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는데, 선거기간 동안 의원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다고 전했다. 보좌관은 당시 가장 큰 고충은 심부름이 아니라 ‘담배’라고 했다. 보좌관은 “난 담배를 안피우는데, 영감(의원)님이 자꾸 집에서 담배를 펴서 죽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도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정보도 알려줬다.

보좌진 전체가 한 집을 구해서 같이 지내는 경우도 있다. 혹은 의원이 직접 집을 구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직급이 낮은 비서들은 퇴근 이후에도 퇴근이 아닌 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된다.

보좌진을 반반으로 나누는 곳도 있다. 지역구가 군단위로 2곳이 포함된 의원실 보좌진은 4명씩 나눠서 지역구로 향했다. 그리고 남은 직원은 국회에 남아서 국회 업무를 맡으면서 지역구와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보좌진의 선거참여를 지연시키기도 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실의 비서는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면서 일손을 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인해 당에서 공천이 확정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대구에 내려가서 선거운동을 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지역의 의원실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충청지역의 의원실은 직원 모두가 출근하지 않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절반만 출근하고 절반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원감염’의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다.

의원의 상황에 따라 보좌진도 선거에 임하는 모습이 다르다. 불출마를 예고한 의원실 직원들은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않으니 당장은 몸이 편하다. 하지만 3개월 뒤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 예고 됐기 때문에 마음은 편치 않다.

의원이 불출마를 했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경우엔 보좌진은 국회만 신경쓰면 된다. 사실상 국회도 5월말이면 법안들이 자동폐기 되기 때문에, 법안 발의도 거의 하지 않는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의원실 직원은 쉬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할 일이 없다고 정말 쉴 수는 없다. 불출마 의원실 직원은 대부분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직원들은 원외에서 선거를 준비하는 캠프에 들어가기도 하고, 정치권이 아닌 곳으로도 취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럴 땐 특혜를 받는 보좌진도 생긴다. 불출마하는 의원실 소속 비서관은 자신의 현직을 유지한 채 원외인사의 캠프에 들어갔다. 이런 이유로 비서관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고 있다. 해당 의원이 원외인사와 친분이 있어서 특혜를 준 것이다.

대기업으로 취직한 사례도 있다. 의외로 국회 보좌진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모 의원실 비서는 “이번에도 XX전자, XX그룹에 보좌진이 갔다”면서 “대기업의 국회협력팀으로 가서 대관업무를 보러간다”고 알려줬다. 그는 “보좌진이 가는 경우는 대게 인맥을 활용하려고 가는 건데, 인맥은 1~2년 있으면 소용없어져서 다시 국회로 돌아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의원실에 소속된 비서는 이번 기회에 로스쿨에 도전한다. 이 비서는 “직급을 올리기가 힘들어서 차라리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돌아오려고 한다”면서 보좌관에 도전하기 위해 로스쿨을 준비한다고 한다. 실제로 보좌진 중에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의원의 불출마와 별개로 일을 그만두는 보좌진도 있다. 대부분 “이번 기회에 새롭게 살겠다”라며 국회를 떠난다. 누구는 교수를 하러, 누구는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누구는 안정된 직장을 찾으러 떠난다.

평소엔 유리벽으로 만든 의원회관을 바라보면 온통 불이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최근 의원회관은 대부분 불이 꺼진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보좌진 대부분은 “요즘이 더 바쁘다”라는 말을 한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는 한가해졌지만, 보좌진은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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