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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법인에 거액 쏟아붓는 CGV···올해 반등 가능성은

터키법인에 거액 쏟아붓는 CGV···올해 반등 가능성은

등록 2021.03.05 16:22

수정 2021.03.05 18:00

정혜인

  기자

터키법인 영업권 손상 재무구조 악화 450억 대출실적 악화·신용등급 강등으로 자금조달 어려워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CJ CGV가 터키법인 마르스 시네마(MARS Cinema,Tourism and Sports Facility Management INC)에 4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자본이 고갈되고 있는 마르스 시네마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오는 5월 총수익스왑(TRS) 만기까지 다가오고 있어 CJ CGV가 올해 터키법인으로 인해 유출할 현금만 4000억원에 달한다. CJ CGV가 그 동안 어렵게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터키법인에 쏟아붓게 되면서 정작 CGV의 재무구조 개선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중국 등 일부 해외 사업이 지난해 말부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해는 국내 영화 시장까지 조금씩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CJ CGV의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는 CGV 터키법인 마르스 시네마에 450억원 규모의 금전을 5일부터 대여하기로 지난달 26일 결정했다. 마르스 시네마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CJ CGV가 터키법인에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금 대여는 신종자본대출의 형태로 이뤄진다. 신종자본대출은 신종자본증권과 유사한 형태로 일종의 영구채와 같다. 형식상 대출이지만 대출기간이 30년으로 길고,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마르스 시네마는 수년간 지속된 순손실로 인해 자본이 계속 고갈되고 있다. CJ CGV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마르스 시네마의 자본은 2019년 말 72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CJ CGV가 올해 터키법인으로 인해 유출할 현금은 이뿐만 아니다. 오는 5월 TRS의 정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TRS는 CJ CGV가 2016년 터키 최대 영화관 마르스 시네마를 운영하는 마르스 엔터테인먼트(MARS ENTERTAINMENT GROUP INC.)를 8046억원에 인수할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면서 체결한 계약이다. CJ CGV는 FI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를 세워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가 마르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터키법인을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FI와 TRS 계약을 체결했다. 만기(2021년 6월 2일)가 되어 FI가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처분할 때 이 지분가치가 투자시점 원금의 원화 기준 가치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CJ CGV가 보전하기로 한 것. 문제는 CJ CGV가 터키에 진출한 이후 터키 경제가 크게 악화하면서 리라 환율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CJ CGV는 환율 급락으로 인한 TRS의 평가손실을 이미 장부에 반영해왔다. CJ CGV의 TRS 평가손실은 2017년 530억원 2018년 1776억원, 2019년 7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TRS 외에도 중국·동남아법인 CGI홀딩스를 포함한 평가손실이 1613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CGI 파생계약 평가손실 1084억원을 제외한 약 500억원이 TRS에서 발생한 평가손실로 추정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4년간 누적 평가손실만 약 3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그 동안 장부상으로만 반영된 수치로 실제 현금 흐름에는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오는 5월 CJ CGV와 FI가 TRS를 정산하기로 하면서 실제로 약 3500억원의 현금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 정산 시점까지 리라 환율이 상승한다면 실제 현금 유출 규모는 다소 달라질 수 있으나 두 달 여 만에 극적인 환율 상승은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내놓게 될 전망이다.

CJ CGV가 터키에만 거액의 현금을 쏟아붓게 되면서 추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CJ CGV는 이미 TRS 정산 시점을 앞두고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여러 차례 자금을 조달해왔다. CJ CGV는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약 22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10월 신종자본증권으로 800억원, 12월 회사채로 2000억원, 지주사 CJ으로부터의 신종자본차입 2000억원 등 지난해에만 약 7000억원을 조달했다. CJ CGV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 절반 이상을 터키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CJ CGV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2018년 306.0%, 2019년 625.6%에 이어 지난해 1381.2%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CJ CGV의 자금조달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CJ CGV의 신용등급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업 환경이 당분간 나아지기 어려워 투자 유치도 점차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CJ CGV는 이미 지난해 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0억원이 몰리는 등 흥행에 실패했고, 최근 추진 중인 사모펀드의 투자 유치마저 무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CJ CGV는 올해 턴어라운드에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CJ CGV는 일부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반등을 시작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지난 4분기 관객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회복되면서 5억원의 흑자를 냈다. 베트남 역시 지난 4분기 전년 대비 50% 수준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최근 ‘소울’ ‘미나리’ ‘서복’ 등 기대작들의 개봉이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영화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CJ CGV는 비용 절감, 콘텐츠 확보 등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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