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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수소 사업 ‘글로벌 1위’ 노린다

그룹내 수소사업추진단 설립 후 신사업 ‘잰걸음’
세계 최대 수소 공급자 목표로 18.5兆 투자
2025년 수소충전소 8만톤·연료전지발전소 20만톤 공급
최대주주 된 美플러그파워 활용···해외 모빌리티 사업 확대

최태원 SK 회장이 오는 2025년까지 18조원 규모 투자비를 수소 사업을 강화하는 데 쓴다고 수소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SK 수소 사업은 3대 추진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1위 도약을 향한 여정에 들어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시킨 후 수소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SK는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를 목표로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해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두산, 효성 등 주요 대기업이 수소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SK는 최태원 회장이 전방위 협력을 확대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최대 수소 공급자’ 지위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2일 SK가 공개한 ‘수소 사업 계획’ 청사진을 보면 SK 측은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서 연간 28만톤의 수소 생산·공급 설비를 갖추기 위해 총 18조5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SK는 1단계 사업으로 2023년까지 에너지 계열사인 SK E&S 신규 공장을 지어 부생수소 기반의 액화수소 연 3만톤을 공급하고, 2단계 사업으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한다.

SK가 확보하게 될 연 28만톤 규모 수소는 국내 수소충전소 100곳에 8만톤, 400메가와트(MW) 규모 연료전지발전소에 20만톤씩 각각 공급되는 것이다. SK는 한해 28만톤 공급 역량을 갖추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 관계자는 “액화수소 연 3만톤은 현대차 넥쏘 기준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주행하는 데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며 “이후 수소 생산량과 수소차 공급대수 등은 기술력이 어떻게 발전할지 알 수 없어서 추산이 어렵거나 오차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수소 사업 계획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청사진이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컨트롤타워로 수소경제위원회를 만들고 민간 부문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이날 최태원 회장은 SK인천석유화학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 등 구체적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수소 관련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세부적인 내용이 외부로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SK가 생산한 수소를 현대차가 수소차량 등에 활용하고, 현대차가 만든 수소차를 SK그룹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공개석상에서 협업은 지난해 7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이뤄진 배터리 사업 협력 논의에 이어 8개월여 만에 성사됐다. 수소 사업만 놓고 본다면 대기업 간 협력은 현대차-포스코에 이어 현대차-SK가 두 번째다.

재계에선 최태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수소 사업을 낙점한 사업 초기 단계의 발빠른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SK는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관계자 전문 인력 20여 명으로 구성된 수소사업추진단을 CEO 직속으로 신설하고 그룹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추형욱 사장을 단장으로 발탁해 사업 전략 실행에 착수했다. 수소 공급은 계열사 SK E&S가 맡고 주유소 등을 통한 수소 유통은 SK이노베이션이 맡을 방식이다.

SK가 발표한 수소사업 로드맵을 보면 공급량 면에선 단연 국내 최대 규모다. SK의 수소사업 움직임은 비슷한 시기 수소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포스코의 2025년 연 7만톤 수소 생산 계획보다 앞선다.

SK는 SK이노베이션, SKC, SK넥실리스 등 2차전지 및 소재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해 놨다. 이는 전기차에 이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수소차 사업에서도 주요 공급자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시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확대 중인 LG는 수소 사업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반면, SK는 배터리에 이어 수소까지 미래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하나씩 선점해 나가고 있다.

SK가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를 활용해 해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것도 관심을 받는다. 올 초 SK는 SK E&S와 함께 총 1조8500억원(16억 달러)을 투자해 플러그파워 지분 약 1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러한 투자 전략 역시 SK가 해외 시장에서 수소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 수소 모빌리티 사업자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아마존, 월마트 등 북미 최대 유통 업체에 수소 지게차를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기회를 확인한 SK는 올해 말까지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아시아JV)을 세워 아시아 시장에서 수소 사업자로서 역량을 높인다는 목표다. 플러그파워와 공동으로 사업모델도 찾는다.

SK 관계자는 “수소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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