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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 vs 개미’ 전쟁터 된 게임스탑···“위험하고, 미쳤다”

‘공매도 세력 vs 개미’ 전쟁터 된 게임스탑···“위험하고, 미쳤다”

등록 2021.01.28 15:13

고병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응원에 美개미 ‘로빈후드’ 결집15거래일 만에 주가 20배 급등···공매도 세력 손실 눈덩이백악관 “게임스탑 등 주가 폭등 기업 예의주시” 우려 표해

‘공매도 세력 vs 개미’ 전쟁터 된 게임스탑···“위험하고, 미쳤다” 기사의 사진

미국 오프라인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GME)’이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미국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돼있는 게임스탑은 이달 들어 공매도를 앞세운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대결이 벌어지며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개미들이 “게임스탑 주가를 달(moon)로 보냈다”고 표현할 정도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탑은 전 거래일보다 199.53달러(134.8%) 오른 347.51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92.71% 급등에 이은 연이틀 폭등세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17.37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불과 15거래일 만에 무려 20배 넘게 폭등했다.

그 결과, 이달 초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소폭 웃돌았던 게임스탑의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100억달러(약 11조원)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250억달러(약 27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1984년 설립된 게임스탑은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제조, 복제, 판매 활동 등을 하고 회사다. 2002년 2월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현재 전 세계 약 6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과거엔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게임팩과 CD 등을 구매했지만, 온라인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게임스탑은 대표적인 ‘우하향’ 기업으로 인식됐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계속된 적자 행진으로 인해 오는 3월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할 방침을 밝히는 등 기업가치만 놓고 봤을 땐, 이 같은 주가 급등을 뒷받침할 만한 호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월가의 공매도 세력들이 게임스탑의 하락에 베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사랑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게임스탑을 언급하면서 주가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머스크는 장 마감 직후 2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투자 채팅방 ‘레딧’과 연결된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스통크!!’라는 글을 올렸다. 스통크(stonk)는 ‘맹폭격’이라는 의미다.

월가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게임스탑을 언급한 것에 대해 테슬라 역시 공매도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머스크는 공매도 세력을 조롱하면서 “빨간색의 ‘짧은 반바지’(short shorts)를 판매한다”는 트윗을 올린 일화도 유명하다.

게임스탑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공매도 세력의 개입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우려하던 개인투자자들은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힘입어 매수세를 더욱 늘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로빈후드’라 불리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결집에 게임스탑을 공매도했던 헤지펀드 등 기관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 결국 이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오히려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기관들이 주로 하는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것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해당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다. 반대로 빌린 주식을 판 뒤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매입해 갚아야 한다. 이를 쇼트 커버링이라고 하는데, 쇼트 커버링이 가속화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쇼트스퀴즈 상황이 된다.

블룸버그,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공매도 세력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게임스탑에서 약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또 공매도 세력과의 대결에서 대승을 거둔 개미들이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익스프레스 등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을 다음 타깃으로 삼으며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헤지펀드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를 이끄는 마이클 버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딧’의 개미들이 부추기는 게임스탑의 랠리는 부자연스럽고, 미쳤으며, 위험하다”며 “게임스탑 랠리를 조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미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버리는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유발한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를 예측해 큰돈을 벌었고, 그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 것이 바로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영화 ‘빅 쇼트’다.

한편, 게임스탑의 주가 급등을 놓고 백악관까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게임스탑에 대한 질문을 받고 “뉴욕증시만으로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측정할 순 없다”며 “백악관의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게임스탑 뿐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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