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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훈 기자
등록 :
2021-01-11 07:50

수정 :
2021-01-11 10:43

여의도 ‘감원 한파’…파격 조건에 고심하는 증권맨

KB증권 희망퇴직 모집…“인력감축 신호탄 될 수도”
비대면 확산·지점 축소 따른 ‘몸집 줄이기’ 불가피
증권사 최고 실적 와중 업계 최고 대우에 고민 깊어

“코스피가 새 역사를 썼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네요”
“희망퇴직을 고민하는 상사를 보니 덩달아 마음이 뒤숭숭해집니다”

KB증권이 현대증권과의 통합 후 두 번째 희망퇴직을 발표한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을 신호탄으로 감원 한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지점 통폐합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영업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대다수의 증권사가 올해도 적극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KB증권은 오는 11일까지 197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KB증권이 희망퇴직에 나선 건 지난 2017년 1월 현대증권과 합병 이후 두 번째다.

KB증권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 평균임금 최대 34개월치의 퇴직금에 생활지원금 등 추가로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만큼 희망퇴직 신청을 마주한 직원들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 움직임이 증권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공개적으로 추가 희망퇴직 절차에 나선 증권사는 없지만, 업계 내에서는 지점 통폐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인력 감축 또한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증권사 국내 지점은 2011년 말 1856개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986개로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이 줄어들다보니 증권사 임직원도 2011년 4만4000여명에서 3만7100명으로 15% 이상 급감했다.

앞서 2018년 말에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사들이 줄줄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1년 새 500여명이 넘는 증권맨들이 짐을 쌌다. 특히 자기자본 기준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일반직 150명, 업무직 140명 등 총 290명의 임직원이 한꺼번에 퇴직 절차를 밟았다.

올해 감원 한파 가능성에 대해 한 증권사 직원 A씨는 “증시 호황으로 회사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시 고용 불안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씁쓸하다”면서 “희망퇴직으로 많은 퇴직금을 받더라도 부채를 상환하면 남는 게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직원 B씨도 “다른 업계와 비교했을 때 조건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당장 퇴직 이후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보니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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