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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윤종규號 3기···올해도 ‘CEO 리스크’ 무풍지대?

[2021 금융권 CEO|KB금융]닻 올린 윤종규號 3기···올해도 ‘CEO 리스크’ 무풍지대?

등록 2021.01.07 07:02

정백현

  기자

지난해 ‘M&A 승부수’에 보험사 대어 푸르덴셜생명 인수신남방 지역 중심 글로벌 확장서도 성공 사례 연일 타전이렇다 할 CEO 리스크 없어···올해 성과 연계 여부 주목

닻 올린 윤종규號 3기···올해도 ‘CEO 리스크’ 무풍지대? 기사의 사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KB금융지주에 2020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다른 그룹과 달리 이렇다 할 리스크에 휘말리지 않고 한 해를 보냈고 실적 측면에서는 순이익 선두 자리를 턱밑까지 쫓아가 역전의 가시권까지 접근했다. 윤종규 회장은 무난한 3연임에 성공했다. 3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실질적 첫 해인 2021년에도 2020년처럼 CEO 리스크 없이 순항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KB금융은 지난해 금융지주 순이익 선두 자리를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KB금융은 지난 2017년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1위 자리를 쟁취했지만 이듬해 신한금융에 선두 자리를 다시 내줘야 했다. 지난해는 반드시 순이익 선두를 되찾겠다는 욕심이 강했다. 그러나 1분기부터 때아닌 증시 변수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범유행으로 인해 세계 증시가 출렁이자 주가연계증권(ELS) ELS 자체 헤지 운용을 하던 KB증권은 480억원의 운용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국민은행 등 주요 자회사들의 선방 속에도 KB증권에서 발생한 214억원의 영업손실 탓에 1분기 그룹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3.7% 줄어든 729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사이 신한금융은 9324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첫 분기 경쟁에서 KB금융이 쓴맛을 봤다.

그러나 KB금융의 실적 먹구름은 오래 가지 않아 사라졌다. 2분기에는 981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8731억원의 신한금융을 제치고 분기 기준 1위 자리를 꿰찼고 3분기에도 1조16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을 분기 기준 순이익 순위 2위로 밀어냈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주택 자금 수요와 주식 투자금 조달 수요 증가에 의한 가계대출 증가도 있었지만 윤종규 회장의 인수·합병(M&A) 결단도 한몫을 크게 했다.

KB금융은 지난 4월 2조3400억원을 베팅해 올해 금융권 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윤 회장은 “왜 하필 지금 보험사를 인수하려느냐”는 일각의 비판을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회가 오기 마련”이라고 반박하며 ‘직진 행보’를 보였다.

윤 회장의 강한 추진력 덕에 KB금융이 품게 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9월 KB금융의 13번째 자회사로 편입됐고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의 기반을 마련했다. 증권가의 4분기 전망치를 합한 KB금융의 올해 연간 누적 순이익은 3조439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이 유력하다.

금융권 다수 관계자는 과거 KB증권과 KB손해보험 인수 당시 드러났던 윤 회장의 M&A 승부수가 또다시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했다.

글로벌 공략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탓에 해외 현지로의 공격적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도 현지 우량 금융회사 인수나 합작 전략을 쓰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캄보디아 최대 예금 수취 가능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전량 인수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처음으로 국민은행 현지 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하는 등 신남방 금융 시장 확장 성과를 내고 있다.

다른 금융그룹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나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여러 금융 사고로 홍역을 앓거나 법정 리스크를 겪는 중에도 KB금융은 ‘리스크 무풍지대’를 달려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안정적 경영 덕에 윤종규 회장은 지난 9월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등 경쟁자들을 손쉽게 제치고 3연임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논란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윤 회장의 3연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지난해 막바지에 접어들며 돌발 변수에 부딪힌 상태다. ‘금융 사고 청정 그룹’이던 KB금융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KB증권이 휘말리면서 현직 CEO인 박정림 대표에 문책경고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지난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라임 변수’를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하고 윤종규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플랫폼 확대에서 얼마나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서 새해 실적 곡선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대응에 대해 윤 회장이 강력한 포부를 밝힌 만큼 디지털 관련 실적의 상승 여부가 앞으로 KB금융의 성장 방향을 전망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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