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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맞은 MP그룹, 매각 과정 꼬인 사연은?

[Why]새 주인 맞은 MP그룹, 매각 과정 꼬인 사연은?

등록 2020.12.17 17:37

수정 2020.12.17 23:57

김민지

  기자

신주 유증·구주매각 투트랙 전략 매각 진행FI 투자유치 무산 개인투자자 유치로 선회 아들 지분 장내 매도 특수관계자 지분 낮춰

새 주인 맞은 MP그룹, 매각 과정 꼬인 사연은? 기사의 사진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페리카나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측이 경영권을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에 넘길 당시, 새 대주주에 넘기려 했던 구주 1000만주를 매각하는 데 실패하면서다. 정 전 회장 측은 개인투자자들을 새 인수자로 선정해 구주매각을 진행한 한편, 나머지는 장내 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낮췄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우현 전 회장의 아들 정순민 씨는 보유 지분 중 392만9525주(13.15%)를 매도했다. 이달 세 차례에 걸친 장내 매도에 정 씨 지분율은 20.89%에서 7.74%로 낮아졌다.

MP그룹의 매각은 두 과정이 동시에 진행됐다. 신주 발행 유상증자를 통해 새 대주주를 맞이하는 작업과 기존 대주주의 구주매각이다.

◇‘상장유지’ 결정에 신주 인수 대금 납부 끝나=MP그룹은 지난달 26일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당 발행가격은 500원으로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총 4000만주가 새로 발행됐다. 이는 MP그룹의 상장유지를 조건으로 한 거래였다.

당시 MP그룹은 대주주인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배임,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등 2가지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MP그룹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주권매매 거래 역시 2017년 7월 이후 3년 동안 중지됐다. 거래소는 이후 2차례나 MP그룹의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으나 회사 측의 이의신청 끝에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MP그룹은 새 투자자금을 유치해 지배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내면서 3년 4개월 만에 증시에 복귀했다.

◇구주매각은 난항···개인투자자에 넘기고 장내 매도하고=구주매각은 이보다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정 전 회장과 딸 지혜 씨가 보유한 주식 1000만주의 매각 성사가 꼬이고 꼬였기 때문이다. 애당초 얼머스-TRI 투자조합은 정 전 회장 측이 가진 구주 1000만주도 함께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 지분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이에 지난 10월 큐엠그린 외 3인의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자로 나섰다. 매각 대상은 정 전 회장 측 보유지분 3953만931주 중 1000만 주로, 1주당 가격은 1300원이었다. 인수자들은 MP그룹의 상장이 유지되면서 주가가 오르면 이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주식 거래 재개 시점이 미뤄지면서 계약을 무산시켰다.

이후 매각 주식 수를 대폭 줄여 개인투자자들을 새 인수자로 선정했고 최종적으로 이현민 씨 외 15인과 주식 매매 계약을 다시 맺었다. 총 양수도 주식 수는 412만3078주(정 전 회장 215만5352주, 지혜 씨 196만7726주)며 1주당 가액은 1300원으로 책정해 이뤄졌다.

정 전 회장의 구주를 매입한 개인투자자들은 신주 발행 탓에 지분을 매입하자마자 지분 가치가 희석되게 됐다. 구주 1주당 가격(1300원)이 신주 발행가(500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점도 이유였다. 하지만 거래가 재개되고 며칠간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노릴 수 있었다. 한편 얼머스-TRI 투자조합은 신주만을 인수하면서 투자 단가를 대폭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개인투자자들과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정 전 회장의 지분은 20.89%에서 9.44%로, 지혜 씨 지분은 4.49%에서 2.86%로 줄었다. 이후 아들 순민 씨가 보유 주식을 처분해 정 전 회장 외 특수관계자 지분은 48.92%에서 26%대로 낮아졌다. 순민 씨는 보유 주식을 9일 주당 1480원, 10일 주당 1432원, 11일 주당 1376원에 처분했다. 최대 주주는 얼머스-TRI 투자조합(33.11%)으로 변경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주매각 과정에서 FI 투자자들이 발을 빼며 정우현 회장 측이 지분율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개인투자자를 유치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결과적으론 상장 유지에도 성공하고 지분도 넘기게 됐지만, 구주 가격을 낮추는 등 정 전 회장이 회사를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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