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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0-11-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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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법 리스크 속 ‘투자 올인’…삼성은 극한 긴장감

李 재판 와중에도 삼성은 지속 투자 확대
글로벌 반도체 긴장감…역대급 R&D 집중력
“특정 기업 수사가 이토록 오래된 사례 있나”
재계는 연말 연초 발 묶인 삼성 우려 목소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홍역을 앓는 와중에도 역대 최대 수준의 반도체 투자를 집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부회장이 재판 출석으로 몸이 묶인 가운데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나온 삼성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R&D(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15조8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금액인 15조3000억원보다 약 60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2017년 16조8000억원, 2018년 18조7000억원, 지난해 20조2000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R&D 비용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설 투자비도 3분기까지 25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조8천억원)과 비교해 52% 증가한 규모다. 재계에선 올해 연간 시설 투자비로 약 3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메모리 첨단 공정과 시설 투자에 집중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바삐 움직였다. 지난 12일엔 서초구 우면동 서울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을 점검했다.

최근만 놓고 보면 이 부회장은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올해 재계 총수 중 가장 활발히 현장 경영에 나섰다. 지난 10월 네덜란드 출장에서는 반도체 노광장비(EUV) 확보를 논의했으며 닷새 후에는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현지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다.

반대로 연말 연초 재판 출석을 앞둔 상황에선 가시밭길이다. 이 부회장은 2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참석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두 번이나 법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일주일 뒤에도 같은 재판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도 앞두고 있다. 파기환송심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내년 초에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은 3년 가까이 지속될 것이라 예측이 우세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 집행을 하는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답답하다.

2016년 말부터 최근까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지속적인 삼성 압수수색과 경영진 소환이 이어지면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미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실종된 것을 거론하며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속에서는 과감한 결단을 보기 힘들 것이란 자조 섞인 목소리도 파다하다.

여기에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이재용 부회장만의 뚜렷한 메시지나 경영 청사진이 외부로 발표되지 않는 것도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설상가상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연말 인사도 안정을 택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재판이 지속되고 수사 기관의 칼날이 서슬 퍼런 상황에서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인사를 감행하기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향한 수사가 이토록 오랜 기간 이어진 사례가 없다”며 “삼성 앞에 놓인 현안에도 집중하기 바쁜데 사실상 이 부회장과 최고 경영진의 발목이 묶인 상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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