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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정유·철강·중공업 ‘위축’…사업 불확실성 여전

정유사들 ‘에너지 전환’ 부담, 수익성 악화 불가피
철강, 美수출 쿼터 유지에 무게…중공업·해운 등 중립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친환경 관련 정책 기조로 인해 정유·철강·중공업 부문은 호재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산업계는 전망했다.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 강력한 환경 관련 정책과 함께 정유 산업 등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후보가 공략으로 내세운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중국 등)나 기업 제품에 관세를 매겨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탄소국경세 도입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통상 압박이 강해지면 정유·철강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수출 산업의 관세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석유화학 등 정유 산업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연료전환이 이뤄지면 원유 수요의 45%를 차지하는 휘발유 수요는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7%를 차지하는 항공(등유), 4%를 차지하는 선박(벙커씨유)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유 업체들의 정제 마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미국 셰일오일 공급이 줄어 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소비가 줄어든 시기에 유가만 오른다면 원가 경쟁력만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는 원유 수요와 공급을 모두 줄이려는 정책이기 때문에 공약에 근거한 유가 전망은 어렵다”면서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업종 전반의 연료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철강 업종은 당장의 호재를 찾기 어렵게 됐다. 트럼프 정부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철강재에 부과한 관세 또는 쿼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는 관세를 부과받은 중국, 일본과 달리 수출 쿼터(할당)제를 받아들였다.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 물량은 연 105만톤으로 제한돼 있다.

앞서 지난 5월 바이든은 미국 철강노조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필요하다면 관세를 활용하겠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처럼 거짓 엄포가 아닌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블루칼라와 노동조합의 지지를 감안할 때 러스트벨트(자동차, 철강 등 미국 북동부 공장지대)를 보호할 유인이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와 공통분모를 가진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취임으로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해 화석에너지 생산 기반이 위축될 경우 에너지용 철강 수요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미국이 화석연료를 덜 쓰게 돼 유가에 영향을 주고 이를 생산하는 한계 기업들의 도산을 막지 않게 된다면 에너지용 강관의 잠재적 수요 타격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기계 등의 중공업은 그나마 정치적 영향이 적은 산업으로 중립적이다. 다만 트럼프가 내세웠던 인프라 및 부동산 개발 투자 등이 위축되면 장비산업 수요가 이전보다 줄 순 있다. 바이든 후보 승기가 유력해지자 뉴욕증시에서 미국의 글로벌 1위 건설기계 회사인 캐터필러 주가가 급락하며 일단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선 일시적인 중공업 산업의 동요가 있을 순 있으나 장기적으론 경기 부양, 공공투자 확대 등에 따른 위협 요인을 상쇄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건설장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시진핑 정권이 내수 진작에 더 집중하면 중국 내 장비 판매량은 늘어날 여지도 있다.

친환경 장비 전환은 과제가 될 수 있다. 정만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은 친환경으로 무게 중심을 두기 때문에 친환경 장비 도입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내 업체들도 대응을 하고는 있으나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등이 포함된 컨테이너 해운 업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완화 기대감에 교역·물동량 증가 측면에서 긍정적일 거란 전망은 나온다. 다만 정권 교체 이후 달러 약세 및 유가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면 해운업종 실적엔 부정적일 수 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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