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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업문화 고스란히 담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애장품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업인의 시계②]기업문화 고스란히 담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애장품

등록 2021.01.11 07:49

주동일

  기자

지샥부터 오메가, 롤렉스, 바쉐론 콘스탄틴까지정 부회장 애용 시계들···기업문화 엿볼수 있어블루투스 기능 도입한 지샥 등 애용 살펴볼 때 디자인경영 성장서 디지털전환 과도기 엿보여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

스티브 잡스의 검은 터틀넥엔 인문학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성향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트를 즐겨 입었던 잡스는 1980년대 소니 본사를 방문해 직원들의 간결하고 실용적인 유니폼에 감명받아 해당 유니폼을 만든 디자이너이자 동명의 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의 검은 터틀넥을 입기 시작했다. 잡스의 디자인 경영이 애플을 넘어 옷장에도 반영된 셈이다.

비슷한 국내 경영인으론 독보적인 디자인 감각과 문화사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꼽을 수 있다. 패션과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정 부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부터 롤렉스, 오메가, 실용성으로 손꼽히는 지샥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시계를 애용한다.

◇ 의술과 여행의 역사를 담은 하모니와 오버시즈

바쉐론 콘스탄틴 하모니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바쉐론 콘스탄틴 하모니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와 몽블랑 예술 후원자 상을 받는 등 문화에 애정이 있기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두 피스를 애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멀하게 찰 수 있는 드레스워치 ‘하모니 크로노그래프’와 150m 방수기능 등을 갖춘 스포츠워치 ‘오버시즈’다.

하모니 크로노그래프는 18K 핑크 골드로 소재로, 과거 의사들이 자주 사용한 심장박동 측정 기능인 ‘펄소미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다이얼은 남은 동력을 표시하는 파워리저브, 크로노그래프, 초침 등으로 구성했다. 스트랩은 짙은 갈색 미시시피 엘리게이터 가죽이다.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오버시즈는 활동성이 높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했다. 동력 제공 장치인 22K 골드소재 로터엔 여행지의 풍향을 알려주는 윈드 로즈가 새겨졌다. 베젤과 브래슬릿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상징 ‘말테 크로스’ 단면을 형상화했다. 두 제품에 시계와 여행, 의술의 역사 등 다양한 문화 요소가 깃든 셈이다.

정 부회장이 착용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들은 모두 사파이어 글래스백을 적용했다. 쉽게 말해 시계의 뒷면이 흠집이 잘 나지 않는 유리로 제작돼 시계 동력장치인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 커스텀 롤렉스부터 지샥까지 가격대 천차만별···여행에선 오메가

롤렉스 데이토나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롤렉스 데이토나를 착용한 정태영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

정 부회장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시계만 착용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서 정 부회장은 롤렉스 데이토나 커스텀 버전으로 보이는 시계를 찼다. 다이얼과 베젤, 브래슬릿이 모두 검정색인 반면 핸즈와 인덱스만 형광에 가까운 녹색을 띄어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내는 제품이다.

한 시계 전문가는 해당 피스가 “뱀포드 데이토나 튜닝으로 보이는데, 티타늄이나 카본 재질로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뱀포드는 명품 시계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할 정도로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영국의 유명 시계 커스텀 전문 업체다.

여행 중엔 활동성이 높으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시계를 차는 것으로 보인다. 각 제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춰 시계를 고르는 센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를 차고 중국행 현대카드 캐피탈 커머셜 직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앞서 소개한 롤렉스 데이토나와 함께 양대 모터스포츠용 시계로 꼽히는 제품이다. 정 부회장은 스피드마스터에 무게가 가볍고 땀 등에 강해 군인이나 다이버들이 애용하는 나토밴드를 적용했다.

정 부회장의 시계 컬렉션엔 비교적 저렴한 시계도 포함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월엔 지샥이 2018년 35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GMW-B5000을 구매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지샥의 대표 전자시계를 금속 소재로 재구성한 모델로, 앞서 소개한 바쉐론 콘스탄틴 하모니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100분의 1 수준에 그칠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해당 게시물에서 정 부회장은 “중학교 때 전자시계가 너무 사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안 사주셔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기억이 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정 부회장이 1960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약 40년만에 지샥을 구매해 학창 시절의 한을 푼 셈이다. 그가 오랫동안 시계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도 함께 엿볼 수 있다.

◇ 디지털 경쟁력 몰두하는 현대카드와 정 부회장의 지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캡처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데이터기업 전환을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을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존에 현대카드가 디자인경영과 문화마케팅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론 디지털전환을 통해 데이터 전문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카드가 디지털전환에 몰두한 2019년, 정 부회장은 앞서 소개한 SNS 글을 통해 현대카드의 전략과 비슷한 지샥의 행보를 소개했다. 그는 “카시오가 스위스 시계에 굴하지 않고 몇십년전의 디스플레이 모습을 고집하면서 블루투스도 넣어 가면서 개량해 왔다는 점이 놀랍다”는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지샥은 블루투스로 시계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시계의 시간을 보다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계로 스마트폰의 뮤직플레이어를 제어하고 전화‧메일‧SNS‧캘린더 등의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신기술 분야 인력을 충원하고 기업문화를 바꾸는 현대카드처럼 지샥 시계들 역시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나름대로의 디지털 경쟁력을 쌓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정 부회장의 SNS에선 유명 시계 브랜드에 그의 높은 이해도를 엿볼 수 있다. 부친인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에게 선물했다는 그랜드세이코를 두고 “쿼츠를 알아보았는데 그랜드세이코가 독보적”이라며 “내 인생의 마지막 시계가 뭔지는 알 것 같다”고 설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롤렉스에 대해선 “때 아닌 밀당마케팅이 흥미롭다”며 “공급 부족은 브랜드 소멸로 이어질텐데 신묘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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