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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20-10-21 08:04

수정 :
2020-10-21 08:05

[신세계는 지금③]지분 승계 막바지...‘한지붕 두가족’ 서 계열분리 남매 각자 경영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 승계구도 완성
쓱닷컴·의정부역사·광주신세계 지분 정리만 남아
당분간은 코로나 영향 실적 악화 현체제 유지할 듯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 등 오너 2세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은 이제 그룹 계열 분리에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미 정 부회장의 이마트부문, 정 총괄사장의 백화점부문으로 분리 경영되고 있는 데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밑그림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쓱닷컴(SSG닷컴)처럼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부문이 협력하는 계열사가 남아있고, 그룹 총수 자리 역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한지붕 두가족’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지난달 28일 기존 이명희 회장 외 2명에서 정용진 부회장 외 2명으로 변동됐다. 이 회장이 보유 중이던 이마트 지분 중 일부(229만2512주, 8.22%)를 정 부회장에게 증여했기 때문이다.

같은날 신세계의 최대주주 역시 이 회장 외 2인에서 정 총괄사장 외 2인으로 바뀌었다. 이 회장은 정 총괄사장에게도 신세계 지분 일부(80만9668주, 8.22%)를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신세계그룹의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를 분할한 이후 2016년부터 정 부회장이 이마트부문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그룹을 맡는 남매 분리 경영 체제를 구축했으나, 여전히 이마트, 신세계의 최대주주였던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의 향방에 따라 승계 구도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회장이 이마트의 최대주주를 정 부회장에게, 신세계의 최대주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넘겨주면서 추후 정 부회장이 이마트부문의 경영권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부문의 경영권을 넘겨받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를 두 축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 현재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후 최근까지 신세계그룹 오너가는 각자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 남매의 분리경영 체제를 구축, 강화해왔다.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 하며 사실상 남매 분리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 72만203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 지분 70만1203주를 정 부회장에게 각각 넘겼다. 이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과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은 0이 됐다.

2018년 4월 정 총괄사장은 부친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0만주(21.01%)를 증여 받았으며, 그해 7월 정 명예회장과 정 부회장으로부터 각각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0.68%와 0.11%를 넘겨받는 등 패션사업 지배력을 확대했다. 같은 시기 이마트는 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건설, 신세계I&C, 신세계푸드, 신세계조선호텔 등 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이로써 사실상 두 남매간 계열사 교통정리가 끝났다.

계열사의 사업 정리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으로 분리 경영 체제 확립도 지속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던 프리미엄마켓과 스타슈퍼 도곡점 등 4곳을 1297억원에 신세계에서 이마트로 양도했다. 이어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 역시 이마트에 넘기면서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다. 2018년엔 신세계디에프와 조선호텔 면세점 사업부가 합병하며 면세사업을 신세계부문의 신세계디에프로 일원화 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당장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부문의 계열 분리도 거의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쓱닷컴, 신세계의정부역사를 제외하면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부문 사이에 지분으로 얽혀 있는 계열사가 없다. 쓱닷컴은 이마트가 50.1%, 신세계가 2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가 27.6% 광주신세계가 25.0%, 신세계건설이 19.9%의 지분을 나눠 보유 중이다. 쓱닷컴은 이마트가,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가 맡는 식의 지분 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너 보유 지분 역시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한 것을 처분하면 정 총괄사장이 맡은 신세계부문과의 지분 정리가 끝난다. 광주신세계 지분의 경우 정 부회장이 이번에 이마트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내게 된 증여세 자금 확보 차원에서 신세계에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신세게그룹은 당분간 현재와 같은 2개 부문 체제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남매간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세계그룹 계열사 전체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인 만큼 각 계열사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와 성장동력 모색이 필요하다.

일례로 쓱닷컴의 성장이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쓱닷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또 이 회장이 여전히 그룹 총수로 남아있고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계열분리로 그룹 내 혼란을 빚기보다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손발을 맞춰나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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