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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등록 :
2020-09-28 17:42

‘150억 헐값’ 미스터피자의 굴욕…페리카나에 넘어간 사연

업계 2위 미스터피자, 16위 페리나카에 팔려
후발업체에 밀린 페리카나…피자로 돌파구
“시너지 VS 무리수” 업계는 상반된 의견

피자 프랜차이즈 2위인 미스터피자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순위 16위 페리카나가 피자에 인수되는 굴욕을 맛봤다. 페리카나는 사모펀드와 미스터피자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피자 메뉴와의 시너지를 노려 재도약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를 두고 업계의 의견이 갈린다.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MP그룹은 3년 전 회사를 창업한 정우현 전 회장의 가맹점 갑질 사태와 횡령 혐의 등이 불거지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는 순식간에 무너져 이로 인한 실적 악화로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고, 영업과 마케팅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비자들을 돌려 세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벼랑 끝에 놓인 MP그룹은 결국 매각을 결심했다. 결국 단돈 150억에 치킨 프랜차이즈 16위에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은 사모펀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와 경영권 이양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모펀드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페리카나와 페리카나의 관계사인 ㈜신정이 최대 출자자다.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69.3%에 달한다. 인수가격은 150억원이다. MP그룹은 신주 인수대금 100억원을 회계법인 명의 계좌에 예치하고 차후 MP그룹의 상장 유지가 확정되면 50억원을 추가 지급한다.

◇미스터피자, 오너리스크에 업황 악화까지=일본 피자 브랜드였던 미스터피자는 1974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섬유 도매업자로 자리를 잡았던 정 전 회장이 1990년 ㈜한국미스터피자를 설립하고 이화여대 부근에서 1호점을 열며 시작됐다. 1996년에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3년 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피자 업계 부동의 1위 입지를 다지며 2009년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역사를 썼고, 이듬해 회사 설립 20년 만에 원조인 일본 미스터피자 상표권을 사들여 글로벌 본사가 됐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정 전 회장의 갑질 횡포와 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가 불거졌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핵심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들에 ‘치즈 통행세’를 부당하게 챙기고총 150억원 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MP그룹은 정 전 회장의 횡령·배임,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등 2가지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게 됐다. 주권매매 거래는 2017년 7월 이후 3년째 정지된 상태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만큼 MP그룹은 조속히 새로운 투자자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도 파이가 감소해 미스터피자는 부진 탈출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8년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2조원) 대비 10% 줄었다.

◇주저앉은 페리카나…피자가 돌파구 될까=페리카나는 1981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다. 1990년대까지는 승승장구했으나 2000년대 들어 교촌·BBQ 등이 시장에 뛰어들며 밀려난 상황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빅3’로 꼽히는 교촌·bhc치킨·BBQ와 비교하면 격차는 뚜렷하다.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교촌과 bhc가 30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했고 BBQ는 지난해 250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페리카나의 지난해 매출은 454억원으로 전년(466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억원에서 4억원으로 85% 급감했다.

이에 페리카나는 미스터피자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매출 규모를 크게 키우고 다시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스터피자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들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또 업계가 배달사업에 집중하는 가운데 가성비를 내세운 ‘피자뷔페’로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반려동물 전용 피자인 ‘미스터펫자’, 트렌드에 발맞춘 ‘흑당버블티피자’ 등을 출시하면서 젊은 세대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페리카나가 미스터피자 인수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페리카나가 피자를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본 것은 탁월하다는 평이다.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는 유통산업이기 때문에 페리카나가 구축하고 있는 유통망을 활용해 피자라는 메뉴만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스터피자의 적자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으나, 장기적으로 페리카나가 미스터피자의 경영권을 받고 어떻게 개선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무리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투자 컨소시엄에 페리카나를 함께 넣어 인수를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페리카나가 경영에 어느 정도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사모펀드는 엑시트가 목적인 만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가맹점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미스터피자 인수 시 몸집이 불어난 페리카나가 회사를 키울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 지도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페리카나가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면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맹점주 등과도 협의가 잘 이뤄지는 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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