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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20-09-16 15:53

‘역대 금융권 4번째 3연임 CEO’ 윤종규의 과제는?

금융권 안팎서 ‘무결점 CEO’ 평가 많아
비은행 분야 이익 비중 40% 제고 필요
조직 내부 화합으로 ‘원펌 정신’ 가꿔야
후배 경영인과의 돈독한 관계 정립 필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안팎의 예상대로 무난하게 3연임에 성공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앞세워 3번째 임기를 맞게 된 윤 회장은 앞으로 여러 과제를 안고 3기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이익 품질 개선, 조직 화합, 후배 양성 등이 꼽힌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고 회추위원들의 압도적 선택을 받은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윤 회장은 이날 열린 심층 면접 인터뷰에서 그동안 달성한 경영 성과와 앞으로의 조직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것이 회추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중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으면 2023년 11월까지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윤 회장의 3기 임기 중 첫 번째 과제는 이익의 품질 개선이다. 무엇보다 은행과 비은행 사업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KB금융은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이익 규모가 큰 초대형 종합금융그룹이다. 임기 초반 연간 1조원대 중반의 순이익 규모를 3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성과를 인정받았으나 여전히 주력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비중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KB금융 내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 비중은 32.3%다. 다른 금융그룹보다는 비은행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여전히 은행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그동안 비은행 분야의 그룹 내 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목표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물론 기대할 점도 있다. 8월 말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이 그룹 전체 이익에 반영된다. 지난 4월 미국 본사 지분 100%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8월 31일 KB금융의 13번째 자회사로 편입됐다. 따라서 3분기부터는 푸르덴셜생명의 이익도 반영된다.

연간 1000억원 이상 규모인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이 그룹 전체 이익에 반영되면 비은행 이익 비중은 자연스레 올라간다.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 모두에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해진 만큼 앞으로 얼마나 이익의 품질을 진화시키느냐가 윤 회장의 과제다.

윤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원펌’ 정신의 지속도 과제로 꼽힌다. 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는 소통과 화합이다. 임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문제점 해결과 미래 전략 구상을 위해 노력했고 조직 내부에서도 사소한 분열이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윤 회장은 ‘원펌(One Firm, 하나의 회사)’이라는 말을 강조해왔다. 6년 전 내부 분열로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고 그 내분을 수습해 오늘의 KB를 만든 이가 윤 회장이다. 누구보다 분열과 갈등의 부작용을 잘 알기에 화합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KB금융 내부에서도 화합이 필요할 일이 있다. 장기적으로 추진될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이 그 예다. 단기적으로는 복수 보험사 체제로 운영되지만 내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생보사가 등장한다면 통합 KB생명의 출범 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기업 문화가 다른 계열사인 만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그룹 전체를 통솔하는 관리자답게 모두가 납득할 만한 묘안을 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후배 경영인에 대한 양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특히 장수 CEO 반열에 들어선 만큼 윤 회장의 뒤를 이을 후배들을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 끝까지 윤 회장과 회장 선임 레이스에서 함께 경쟁했던 허인 KB국민은행장이나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해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 이른바 ‘포스트 윤종규’ 세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가 중요 포인트다.

무엇보다 다른 금융그룹에서 장기 집권에 성공했던 선배 CEO들과 후배 경영인 사이 관계가 껄끄러웠던 일이 심심찮게 벌어졌던 만큼 그룹 경영진 간에 무난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윤 회장 취임 후 KB금융 내 선배와 후배 경영진 간의 신뢰와 협동심이 두텁다는 점은 우려를 덜게 하는 호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 명의 CEO가 장기 집권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기도 하지만 그만큼 조직이 정체될 수 있는 우려도 안고 있다”면서 “다만 윤 회장이 지난 6년간 유지한 관리 능력이라면 우려는 충분히 불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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