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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등록 :
2020-09-24 09:10

수정 :
2020-09-24 17:44

[CJ는 지금②] 4세 승계 위한 마지막 퍼즐, CJ올리브영 상장

프리IPO 투자 유치 2022년 상장 계획 공식화
현금창출 능력 뛰어나 CJ그룹 승계 지렛대 활용
상장 후 매각시 4세 이선호 지분가치 극대화
증권맨 출신 구창근 기업가치 높이기 시험대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CJ올리브영이 기업공개를 공식화 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리브영은 오는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난 올리브영이 CJ그룹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맨 출신 구창근 대표는 CJ올리브영을 상장 전까지 기업가치를 최대치로 끌어 올려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CJ시스템즈 합병 때부터 ‘승계 수단’으로=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는 CJ주식회사로 지분 55.01%를 보유 중이다. 이어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17.97%, 장녀 이경후 CJENM 상무가 6.91%의 지분을 갖고 있다. CJ올리브영 주주 구성에 있어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기 적당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따라서 CJ올리브영이 상장으로 기업 가치가 커지게 되면 구주매출로 이선호 부장의 승계 실탄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주사 CJ 지분을 매입하거나 올리브영과 CJ의 주식스왑을 통해 이 부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이 회장은 오래전부터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CJ올리브영은 CJ시스템즈와 합병했을 당시부터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란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CJ올리브영이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셈이다.

이 회장은 2014년 12월 자신의 CJ시스템즈 지분 중 15.9%를 장남에게 증여했다. 증여한 다음 날은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의 합병기일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설립됐다. 이선호 부장은 주식을 물려받은 지 하루 만에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이듬해 이 회장은 남아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추가로 증여했다. 2016년 이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CJ파워캐스트·재산커뮤니케이션즈 3사 합병을 진행했다. 이 부장이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던 회사가 합쳐지며 이 부장의 지분은 15.84%로 개인 최대 주주에 올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합병 3년 만인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IT사업부문)와 CJ올리브영(올리브영부문)으로 인적분할되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 과정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은 1:0.54 비율로 CJ 자사주와 교환됐다. 이 부장은 CJ올리브영 지분 17.97%로 지주사 CJ 지분 2.75%를 받았다.

현재 이 부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2%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CJ올리브영의 프리IPO 선언은 이 회장이 장남의 지분을 늘리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이 부장이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가지고 있는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CJ 주식을 증여받을 때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CJ올리브영 지분을 CJ와 직접 교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창근 대표, 기업 가치 증대 역할 커져=이에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가 높게 산정될수록 이선호 부장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CJ그룹은 올리브네트웍스와 올리브영을 분할 할 당시 올리브영 지분가치를 약 6629억 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올리브영으 기업가치가 1조 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CJ올리브영은 지난 1999년 국내에 없었던 H&B 시장을 개척해 현재 50.9%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1~3위 업체(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의 점포 수만 따지면 올리브영 점유율은 80%으로 압도적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CJ올리브영 매장 수는 1254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위 랄라블라는 140여 개, 롭스는 120여 개 매장 수준으로 올리브영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액 1조9600억 원, 영업이익 87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1%, 80.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9.1% 늘어난 509억 원을 실현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었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357억 원으로 전년 동기(9407억 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250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했다.

구 대표는 국내외 투자 기회에 적극 대응하면서 온·오프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옴니(Omni) 채널’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용인에 수도권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했고,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쓰리포 배송’, ‘미드나잇 배송’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송 서비스 강화 전략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부터 3시간 내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배송 매장 수를 100여 개 추가해 서비스 론칭 초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600여개 전국 매장에서 배송이 가능해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은 매각 및 상장 과정에서 기업 가치 제고 여지가 높다”면서 “CJ올리브영은 H&B업계 내 압도적인 점유율 1위로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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