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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등록 :
2020-09-23 08:41

수정 :
2020-09-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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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지금①]암초 만난 ‘그레이트 CJ’…비주력 사업 내놓는 이재현

공격적 M&A 몸집 불렸으나 재무리스크↑
뚜레쥬르 등 비핵심 사업 연이어 매물로
식품·물류·문화 3개 축 포트폴리오 재조정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이 정체됐고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마주하며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장의 실적 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이 내세운 비전이었던 ‘그레이트 CJ’와 ‘월드 베스트 CJ’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그룹 매출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달려왔다. CJ그룹은 그간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으나, 차입금 부담 등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하면서 ‘알짜’ 사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이재현, M&A로 CJ그룹 키워내=CJ그룹은 1953년 11월 5일 고(故) 이병철 회장이 생필품 국산화를 위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설탕 제조를 위해 설립한 제일제당에서 시작됐다. 이때 만들어진 상표가 ‘백설’로, 설탕과 밀가루를 제조해 판매했다. 애초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고 이맹희 회장이 회사를 이어받기로 돼 있었으나,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지면서 후계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삼남인 현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맹희 회장의 배우자인 손복남 고문이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이건희 회장의 제일제당 주식과 맞교환하면서 제일제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나와 사명도 CJ로 바꿨다.

이맹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은 굵직굵직한 M&A로 그룹 외형을 확장해왔다. 식품 산업을 기반으로 외식, 문화, 물류, 바이오와 생명공학까지 영토를 넓혔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이 2013년 7월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이후 4년간 경영 공백을 빚었다.

2017년 5월 이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CJ그룹의 목표로 2020년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내세웠다. 2020년까지는 매출 100조 원, 해외 매출 비중을 70% 이상을 실현하고, 2030년까지는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2017년 브라질 단백질 소재 기업 셀렉타를 인수하고 이듬해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 쉬완스를 사들이는 등 식품, 물류 등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하며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결정타는 CJ제일제당이 1조5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쉬완스였다. 인수 이후 CJ제일제당은 차입금이 크게 늘며 재무구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했다. 부채 비율은 200% 가까이 급증했고 그룹 전체 유동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 회장은 CJ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물론 계열사 등 매각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회장의 체질 개선 노력은 서서히 빛을 보는 모양새였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외 토지와 건물을 케이와이에이치(KYH)에 1조500억 원에 처분했다. 두 동으로 나눠진 CJ인재원은 한 개 동을 CJENM에 팔아 528억 원을 확보했다.

이 회장은 CJ헬스케어도 매각하기로 했다. CJ헬스케어가 국내 10위권 제약사이지만 주요 계열사들이 업계 1위인 것과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CJ헬로비전과 투썸플레이스를 잇달아 팔아 1조1800억 원을 확보했다. 그 결과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76%에서 올해 2분기 167%로 줄었다.

◇유동성 확보 사업 재편 속도=최근 이 회장은 CJ푸드빌의 주력 브랜드인 ‘뚜레쥬르’ 매각을 본격화했다.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설정하고 예비입찰을 진행해 원매자들의 인수 의향을 신청받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뚜레쥬르는 SPC그룹 파리바게뜨에 이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 2위를 점하고 있다. 총매장 수는 1300여 개에 달한다. 이 브랜드는 CJ푸드빌의 매출액 중 45~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의 알짜 사업인 셈이다. 매각이 기정사실로 되자 외부 반발은 심화하고 있다. 뚜레쥬르 가맹점주협의회는 서울중앙지법에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본사를 상대로 한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청구 등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CJ푸드빌로부터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에 대한 자산 양수도 진행했다. 비비고는 2010년 론칭 당시부터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이 공동으로 소유해왔는데, 이번 거래로 CJ제일제당이 단독으로 소유하게 됐다. 비비고 상표권 지분이 넘어가며 매각설도 탄력을 받았다. 최근에는 레스토랑간편식(RMR) 생산 기지인 진천공장도 CJ제일제당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CJ대한통운 건설사업 부문도 매각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물류센터 건설 등에 특화된 알짜 사업부를 정리하고, 택배·물류업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매각 가격은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으나, CJ대한통운 측은 “건설 부문 매각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CJ CGV는 지난 3월 불거진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지만, 재무 안정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2분기 매출액은 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4%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05억 원이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한 1분기 실적보다도 더 악화한 수치다.

업계는 이 회장이 그룹의 큰 사업 축을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ENM(문화)로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CJ그룹이 뚜레쥬르 등 알짜브랜드 외에도 재무리스크가 높은 CJ CGV 등에 대한 매각도 전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는 계열사 전반에 퍼진 재무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멈추고 사업 안정화를 그룹의 최대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지주 차원에서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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