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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9-10 14:39

㈜한진 2대주주 오른 경방…정체 여전히 ‘오리무중’

경방과 특수관계자 6곳, 지분율 9.33%로 확대
주식매입 목적 ‘단순투자’…업계선 진위파악 중
현금력 부족에도 막대한 자금 투입, KCGI 우군설
5개월간 98차례 매수·도 반복…시세차익 노렸나
성장성·물류 인프라 활용 등 전략적 투자 관측도

섬유업과 복합쇼핑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경방이 ㈜한진 2대주주에 올라섰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섬유·복합쇼핑몰 사업을 하는 경방이 한진그룹 물류회사 ㈜한진의 2대주주를 꿰찼다. 시장에서는 경방의 이번 지분 매입을 놓고 시세차익을 노린 단순 투자인지, 경영권 위협 세력의 우군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방은 지난 4월부터 이달 9일까지 ㈜한진 주식 총 34만697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분율은 직전(4월8일) 6.44%에서 9.33%로 2.89%포인트 증가했다. 또 한진칼(23.62%), 국민연금(7.64%), GS홈쇼핑(6.87%)에 이은 4대주주에서 단숨에 2대주주로 상승했다.

경방은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진위를 가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일환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KCGI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2018년 말 ㈜한진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당시 KCGI는 주요 출자자인 조선내화가 보유하던 지분을 블록딜 매매하는 방식으로 받았다.

하지만 한진칼 지분 경쟁이 격화됐고, KCGI는 현금 마련을 위해 ㈜한진 주식을 대부분 처분했다. 이 때 KCGI의 빈자리를 메운 새 주주가 경방이다. 경방은 장내 매수로 주식을 모았지만, KCGI와 모종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란 의심이 제기됐다.

더욱이 조선내화는 경방 지분 2.18%를 보유한 주주다. 영향력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과 김 사장 형 김준 경방 회장은 미국 브라운대 동문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조선내화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경방이 부족한 자금에도 불구, 특별관계자까지 총동원해 주식을 산 배경도 석연치 않다. 올해 2분기 별도기준 경방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277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회사들도 자산규모가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중소기업 수준이다.

반면, 단순 투자나 ㈜한진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방과 특별관계자 6곳은 지난 4월부터 매수(72회)와 매도(26회)를 번갈아했다. 지분율 확대가 우선이었다면, 상당한 품을 들여 불필요한 매매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경방은 22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만 단행했다. 투입 금액은 142억원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한진 주가가 5만8902원으로 고가일때 1만500주를 처분해 6억원을 손에 쥐었다.

에나에스테이트는 58차례의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단타성 매매를 이어가는 한편, 주가가 5만원대를 넘긴 주가를 넘겼을때 활발하게 매도한 뒤 4만원대일때 다시 매수하는 식으로 시세차익을 누렸다. 타 회사들도 대체로 저가 매수, 고가 매도 기조를 보였다.

장기적으로 ㈜한진의 성장성에 투자했다는 관측도 있다. ㈜한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히려 수혜를 본 기업이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처리량이 급등했고,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진은 적자 사업부와 비핵심 자산의 지속적인 매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택배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허브터미널을 구축하고 있는데, 설비투자금 마련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없이도 유동성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경방 모태인 섬유사업의 경우 국내 공장 운영을 모두 중단하고, 비용 절감이 가능한 베트남으로 진출한 상태다. 국내 공장의 설비를 모두 이전받아 방적, 편직, 염색 등의 작업이 모두 이뤄진다.

㈜한진은 2016년 베트남 터미널운영법인 TCIT의 지분을 인수했고, 현지 베트남 물류거점과 연계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경방은 전략적 협력으로 ㈜한진의 내수와 수출, 현지 물류 관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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