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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원 지침에도 어린이집 긴급돌봄교실은 ‘빽빽’···방역 문제없나

휴원 지침에도 어린이집 긴급돌봄교실은 ‘빽빽’···방역 문제없나

등록 2020.08.24 10:33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말로만 휴원이지 실제로는 휴원한 적이 없었다고 봐야죠. 가뜩이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인데, 과연 이대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 걱정입니다."(어린이집 보육교사 A(29)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이달 18일(수도권 기준) 해제를 앞두고 있었던 어린이집 휴원이 또다시 무기한 연장됐다. 그러나 돌봄이 꼭 필요한 가정을 위한 긴급돌봄교실에 원생 상당수가 출석하고 있어 방역수칙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육교사 A씨는 24일 "코로나19 재확산 기점이 된 광복절 연휴 이후에도 반 아이들 24명이 모두 등원하고 있다"며 "어린이집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인데, 밀집도라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의 긴급보육 이용률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2월 말 10%까지 떨어졌다가 5월 말 이미 72%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이달 18일 학부모에게 보낸 협조 안내문에도 "어린이집 내 거리두기 실천이 필요한 상황인데 긴급보육률이 80%를 넘어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제는 유치원이나 각급 학교와는 달리 영유아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는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 지침이 엄격하게 지켜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정모(38)씨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에서 거리두기가 이뤄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함께 붙어서 노는 것을 막기도 어렵고, 식사나 낮잠 시간 등 마스크를 벗는 때도 많다"고 말했다.

감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보육교사들이 자체적으로 동선을 공유하고, 방문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도 꼼꼼하게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기도에서 2년째 보육교사로 일하는 박모(26)씨는 "최대한 집과 직장만 오가며 조심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주말 동선까지는 알 수가 없다"며 "누가 '깜깜이 전파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들 모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박씨는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부부 자녀 등으로 긴급돌봄 신청자를 제한할 수 있는 국공립 유치원과는 달리 어린이집의 긴급돌봄은 별도 조건이나 신청 절차가 없다"며 "그렇다고 외벌이 부모에게만 가정보육을 강요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의 자율적인 협조' 이상의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지 않으면 오히려 돌봄이 간절히 필요한 아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17일에는 서울 광진구에서, 21일에는 강동구에서 보육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어린이집이 폐쇄되고 접촉자 전원이 검사를 받았다. 경기도 화성에서는 학부모가 확진돼 자녀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2곳이 모두 폐쇄 조처되기도 했다.

보육교사 이모(30)씨는 "확진자가 하나라도 나와서 어린이집이 문을 닫기라도 하면 돌봄이 꼭 필요한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며 "휴원 목적대로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교육부 지침처럼 어린이집도 등원 인원을 제한하거나,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달라", "이용자격을 두어 꼭 필요한 가정만이 긴급보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청원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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