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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 이어 악사도···외국계 보험사 잇딴 매각설 왜?

라이나 이어 악사도···외국계 보험사 잇딴 매각설 왜?

등록 2020.08.20 10:24

장기영

  기자

프랑스 악사그룹, 악사손보 매각 추진라이나생명 이어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 국내 시장 성장 둔화·자본 규제 등 여파푸르덴셜생명 2조원대 매각 흥행도 영향유력 인수 후보로는 신한·우리금융 거론

악사(AXA)손해보험 재무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악사(AXA)손해보험 재무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저금리,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내 보험시장에서 철수하려는 외국계 보험사들의 ‘엑소더스(Exodus·집단탈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에 넘어간 이후 라이나생명에 이어 악사(AXA)손해보험도 매각설에 휩싸였다.

규제가 많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데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악사손보 인수 후보로는 손해보험 자회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악사그룹은 악사손보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삼정 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는 지난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로 출범한 이후 국내 최초로 전화를 이용해 계약을 체결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온라인 전업 손보사다.

2001년 교보생명이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7년 악사그룹이 지분 74.7%를 인수하면서 교보악사자동차보험으로 다시 간판을 바꾼 뒤 2009년 현재의 사명으로 재출범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악사손보의 총자산은 1조66억원이다. 매각 금액은 순자산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7~1배를 적용한 1600억~2400억원으로 예상된다.

통상 보험사의 가치는 순자산에 PBR 1배를 적용하지만 업황 부진으로 인해 배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악사손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당기순손익이 4년만에 적자로 전환하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악사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369억원 손실로 전년 164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악사손보가 당기순손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302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처음이다.

악사손보는 장기보험 판매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나, 규제가 많고 손익 변동폭이 큰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다.

악사손보는 지난 4월 5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팀장급 직원 10여명이 퇴사하기도 했다.

악사그룹의 악사손보 매각 결정에는 이 같은 실적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시장 포화 속에 저금리, 저성장이 가속화하면서 악사손보를 비롯한 외국계 보험사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내 1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라이나생명이 매각설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1987년 외국계 생보사 최초로 한국에 진출한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4조7643억원 규모의 업계 20위권 중소형사다. 악사손보와 마찬가지로 주로 전화를 이용해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텔레마케팅(TM) 전문 보험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510억원이며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305.1%로 작은 덩치에 비해 수익성과 건전성이 우수해 알짜 매물로 꼽혔다.

악사손보와 라이나생명뿐 아니라 중국 다자보험그룹 산하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수년째 매각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현재 다자보험그룹은 해외 자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동양생명, ABL생명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다.

미국계 생보사 메트라이프생명과 아시아·태평양 다국적 생보사 AIA생명의 철수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들의 잇따른 한국 시장 철수 움직임에는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함께 본사 현지 그리고 국내 자본 규제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6월 올해 국내 보험사의 전년 대비 수입(원수)보험료(퇴직연금 제외) 증가율 전망치를 1.5%로 수정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1.8% 줄어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7조2863억원에 비해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조9963억원을 당기순이익을 남긴 이후 10년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여기에 오는 2023년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졌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새 지급여력제도 K-ICS가 시행된다.

앞서 KB금융이 인수한 미국계 생보사 푸르덴셜생명이 2조원대의 비싼 가격에 팔리며 매각 흥행에 성공한 점도 외국계 보험사들의 매각 결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 4월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이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2650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악사손보 인수 후보로는 손해보험 자회사가 없는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해보험 인수 여부를 검토하는 등 손보사 인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할 예정인 신한금융은 손보사 인수 시 비(非)은행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은 과거 지주사 해체 이후 재출범하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 자회사가 없다. MG손해보험을 인수한 PEF 운용사 JC파트너스에 200억원을 출자했으나 직접적인 인수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자회사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어서 생보사 매물 인수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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