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자동차(2014년식)를 모는 50세 직장인 남성 A씨는 지난달 자동차보험 갱신 중 인상률이 13.5%라는 말을 들었다. 올해 산출된 보험료는 109만원으로 작년 97만원보다 12만원이나 증가했다. A씨는 그사이 교통사고를 낸 적이 없다.
금융권 직장인 44세 남성 B씨는 올해 4월 갱신에서 자동차보험료가 23% 넘게 올랐다. B씨 역시 무사고이며 수입차인 렉서스를 몬다.
B씨는 “가입한 보험사에 지인이 여럿 근무하고 있다”며 “사고가 나면 원활하게 처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보험료가 많이 오르는데도 울며 겨자먹기로 갱신했다”고 말했다.
사례로 제시된 2명은 모두 롯데손해보험 가입자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손해율 113.7%를 기록해 MG손해보험(손해율 118.3%) 다음으로 나빴다. 자동차보험 주요 4개사의 손해율은 91∼92%였다. 적정 손해율은 80% 수준이다.
앞서 롯데손보는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을 4.5%로 정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들이 밝힌 자동차보험료 인상률(3.3~3.5%)보다 1%포인트(p)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연초 각 손보사의 인상률은 전체 보험료 수입 기준으로 산출한 '평균' 인상률일 뿐 실제 인상률은 운전자와 차량 조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각 보험사는 총보험료 인상 외에 수시로 ‘요율 상대도조정’ 작업을 한다. 자체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바탕으로 손해율이 높은 집단에는 더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도조정은 별도로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받지 않는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작년에 회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해 가입자 집단별로 여러 가지 조정을 한 결과 일부 가입자의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컸을 수 있다”며 “특히 수입차는 손해율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더 오른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하게 악화하면서 일부 보험사는 상대도조정을 강도 높게 적용, 수익성이 나쁜 집단의 보험료를 크게 올리는 전략을 택했다는 게 손해보험업계의 분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많이 오른 가입자들이 이탈해도 괜찮다는 전략”이라며 “회사 입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지지만 수익성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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