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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전·현직 대표 줄줄이 피소…복마전 된 팍스넷

상폐 개선기간 중 고성웅 현 대표 자본시장법 위반
전 회장·대표도 업무상 횡령및 배임죄로 줄줄이 피소
“사실상 정리매매 수순”…개인 투자자들 불안감 가중

그래픽=박혜수 기자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팍스넷의 전·현직 대표들이 잇달아 피소되며 상폐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개선 기간 중에도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팍스넷 주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대표 주식 커뮤니티였던 팍스넷이 왜 이 지경까지 몰렸을까.

팍스넷은 지난 13일 김 전 회장과 박모 전 대표이사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업무상 횡령 및 업무상 배임이 발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횡령 등 발생 금액은 367억원 규모로 자기자본(462억원)의 80%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고소장 제출 후 진행되는 제반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관련 기관의 조치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고소인은 김민규 전 팍스넷 및 키위미디어그룹 회장과 박평원 전 대표이사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팍스넷에서 각각 회장과 대표이사를 맡았다.

공교롭게도 팍스넷은 불과 한 달 전 현 대표이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다.

고성웅 팍스넷 현 대표이사와 2대주주였던 김진만, 이호정 등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미공개정보이용행위금지)’ 등의 혐의로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에 피소됐다.

고소장에는 “고성웅 대표가 업무처리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취득한 뒤 이같은 미공개 정보가 알려지기 전 팍스넷 주요 주주인 김진만, 이호정에게 알려줘 이들이 보유 주식을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대량으로 내다팔아 부당이득을 얻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피고소인들은 이득을 본 반면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성웅 대표는 박평원 전 대표의 사임으로 지난해 9월 23일 팍스넷 신임 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그와 함께 피소된 김진만, 이호정은 팍스넷 주식 7.5%를 각각 보유하던 2대 주주였다. 팍스넷 현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상황에서 이번엔 회사가 전직 회장과 대표를 상대로 고소에 나선 것이다.

팍스넷은 지난 3월 23일 신우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같은달 24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2018년 1월 1만515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862원으로 동전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이의 제기에 나선 팍스넷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오는 2021년 4월 12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지난달 10일 팍스넷은 141억원 규모 토지·건물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자산 총액의 22.45%에 해당하는 자산을 처분해 실탄을 마련한 것.

고성웅 팍스넷 현 대표이사를 비롯해 2대주주였던 김진만, 이호정 등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미공개정보이용행위금지)’ 혐의로

팍스넷은 지난 1999년 설립된 금융투자정보 제공업체다. 670만 명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주식 커뮤니티로 성장해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8년 8월엔 엔터테인먼트기업 키위미디어그룹이 팍스넷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피엑스엔(PXN)홀딩스를 설립해 253억원 규모에 팍스넷 경영권을 인수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인수 이후 팍스넷은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팍스넷 자회사·관계사는 가상자산거래소 비트팍스, 전자상거래업체 그리다체인, 메신저 서비스 쉬코리아, P2P업체 팍스핀테크, 팍스핀테크대부금융, 한류AI센터 등 10개에 이른다.

무리한 사업다각화는 독이 됐다. 2018년 179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107억원으로 40% 넘게 급감했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62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018년 20억원 수준이던 순손실은 지난해 300억원으로 불어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경영 악화에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감사의견 거절이 결정됐다.

주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팍스넷 종목토론 게시판에는 “회사에 남은 자산이라도 있나” “횡령·배임으로 다 거덜난 것 같다” “상폐로 가는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정리매매 들어가고 주주들만 박살날 것” “개미들이 뭉쳐 살려낸 회사가 많다” “한주라도 포기하지 말자” 등 긍정과 부정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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