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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대출 1200조 돌파···올해만 70조 늘어

5대은행 대출 1200조 돌파···올해만 70조 늘어

등록 2020.07.05 11:42

김성배

  기자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금난,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쳐 올해에만 은행권 대출이 7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6월 말 기준 원화대출액은 총 1208조922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8조8678억원(6.04%) 늘었다.

이들 은행 모두 각자 제시했던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를 상반기에 대부분 채운 상태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 5∼6%대 성장률을 제시했던 국민은행은 이미 반년 새 6.77%가 늘었고, 신한은행 8.17%(목표치 연 5%대), 하나은행 4.30%(연 3∼4%), 우리은행 4.61%(연 5%), 농협은행 6.11%(연 5.2%) 증가율을 보였다.

연초 코로나19로 대기업·중소기업 등 기업대출이 크게 늘었고, 가계대출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취약계층의 생계자금뿐만 아니라 고신용자의 부동산·주식 투자 목적으로 추정되는 대출까지 겹쳐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거듭된 규제에도 지난달 서울 주택 가격은 2개월 연속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46조1819억원을 기록, 작년말 27조3937억원에 비해 약 69%가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이들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3조원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로 결국 주택담보대출(주택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갔다는 '풍선효과'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결국 주택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대출 증가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여기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는 대출에 대한 심리적 부담까지 줄여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자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었다고 할 수 있다"며 "부동산 열기는 여전하고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에서 빚을 내 투자한다는 게 전보다 쉬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연 2.72∼3.28%로 작년 12월(3.27∼3.83%)보다 0.55%포인트(p) 내렸다.

주택대출 평균금리도 지난달 연 2.56∼2.72%로, 작년 12월(2.75∼3.43%)에 비해 0.19∼0.71%p 낮아졌다.

특히 대출 금액이 많고 기간이 긴 주택대출은 금리에 더욱 민감한 경향을 보인다. 대출상담사, 핀테크 등 금리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창구도 많아진 만큼, 이왕 대출을 받을 거라면 0.01%p라도 낮은 곳을 찾아가거나 갈아타는 경향을 보인다.

은행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 노마드'는 예금, 대출을 가리지 않고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아 움직인다"며 "주요 은행이 대출 속도를 조절할 때 가장 쉬운 방법도 바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A, B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줄었지만 나머지 세 곳은 증가하는 등 이례적으로 방향성이 엇갈렸다. 이 같은 차이의 결정적 요인은 각 은행에서 실제 적용하는 금리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출 과속은 건전성 우려를 부른다.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72%로 전분기보다 0.54%p 떨어졌다. 5월 연체율도 전달보다 0.02%p씩 상승했으며, 코로나19 여파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자리에서 한 은행장은 "당장 올해 3, 4분기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문제라기보다, 내년의 지표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설 방침이지만, 정부·기업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초 코로나19 충격에 당면한 기업들은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외면했던 은행 대출을 늘렸고, 정부는 은행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를 주문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거둬들이거나 차단하는 것은 '비 올 때 우산 뺏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

우선 은행들은 하반기에 대손 충당금을 늘리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역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주문한 바 있고, 은행 역시 부실 가능성을 의식해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또 이미 신한은행은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소득 대비 한도 비율을 낮췄고, 우리은행도 이달 중 일부 상품 한도 조정을 검토하는 등 가계대출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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