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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선수에게 감독만큼 무서웠던 팀닥터와 선배

故 최숙현 선수에게 감독만큼 무서웠던 팀닥터와 선배

등록 2020.07.03 08:54

김선민

  기자

故 최숙현 선수에게 감독만큼 무서웠던 팀닥터와 선배. 사진=연합뉴스故 최숙현 선수에게 감독만큼 무서웠던 팀닥터와 선배. 사진=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여자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감독과 팀 닥터 또 선배한테서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해 왔다고 토로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 경주시체육회가 2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감독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2명도 청문 대상이다.

의아한 건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 팀닥터는 부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수단 소속이 아니어서다. 대한철인3종협회에 따르면 해당 팀닥터는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임시 고용한 물리치료사다. 선수들이 사비를 내고 고용한 인물이다. 하지만 해당 팀닥터는 군인올림픽에 출전하는 트라이애슬론팀의 팀닥터를 맡는 등 경상도 일대 팀에는 영향력을 가진 인사로 알려졌다.

한 트라이애슬론 선수는 "녹취를 들으시면 알 수 있듯이 감독이 팀닥터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감독보다 나이도 많고, 영향력도 있다"고 전했다.

최숙현 선수는 팀닥터를 향해 '금전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고인은 생전에 "팀닥터는 2015, 2016년 뉴질랜드 합숙 훈련을 갈 당시, 정확한 용도를 밝히지 않고 돈을 요구했다. 2019년 약 2개월간의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는 심리치료비 등 명목으로 고소인에게 130만원을 요구하여 받아 간 사실도 있다"며 "(영향력이 있는) 팀닥터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고, 정확한 용도가 무엇인지를 더는 물을 수 없었다. 팀닥터가 요청하는 금액만큼의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고인과 고인 가족 명의 통장에서 팀닥터에게 이체한 총액은 1천500여만원이다.

한국 트라이애슬론 간판급 선수인 선배도 최숙현 선수에게는 무척 두려운 존재였다. 고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고소장과 대한체육회 징계신청서에 선배의 폭력에 관해 썼다. 해당 선배는 팀의 주축이었고, 감독은 후배의 인권보다 해당 선배의 권위를 지키는 것을 더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감독이 '살고 싶으면 선배에게 가서 빌어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결국 나는 살기 위해 선배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전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시청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초 팀을 옮기고 대한체육회에 진정하고 경찰에 고소하는 등 수 차례 도움을 청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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