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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가 2150 상승 원동력?…“美는 안했는데도 올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온 증시
3월 저점과 비교하면 48%나 ↑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1800선마저 무너지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서둘러 조치를 취했다. 이미 12년 전에 썼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카드를 또다시 꺼내든 것이다.

금융위의 조치에도 ‘이제 와선 무슨’인 반응이었다. 오히려 “정부가 (코스피지수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시그널 준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업계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사례를 들먹이며 공매도 전면 금지에 대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1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지지선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것이다.

그런데 코스피지수는 이내 3월 말 1700선을 회복하더니 어느새 2000선을 훌쩍 뛰어 넘었다. 현재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온 상태다. 지수가 급격히 오른 배경에는 ‘동학개미’로 불린 개인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식을 빚내면서까지 대거 사들였다. 동학개미의 주식 열풍은 공매도 금지 덕에 가능했다는 얘기가 오간다.

◇美, 공매도 최대치에도 상승…상승 속도는 韓이 ‘탑’ = 일각에서는 ‘공매도 전면 금지’가 코스피를 끌어 올린 주역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던 미국 증시 역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코로나 충격으로 세계 주요 증시들이 30% 전후 급락세를 보이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공매도 금지, 거래소 운영 중단 등 고육책을 앞 다퉈 쏟아냈다. 뉴욕 증시의 경우 주가가 급락하면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만 올 들어 세 번이나 발동됐다.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자 이탈리아는 하루만 적용하려던 공매도 제한 조치를 90일간 연장했다. 스페인도 3월을 시작으로 한 달간 공매도 포지션을 늘리지 못하도록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경기 체력이 약한 신흥국인 필리핀의 경우 시장을 아예 폐쇄하기까지 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증시 개장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만 했을 뿐, 이번에 공매도 금지 조치를 특별히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경우 공매도가 활개쳤는데, 특히 지난 4월의 경우 4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로 공매도 세력들은 여행관련 주식에 집중됐다. 그럼에도 미국의 증시는 국내처럼 올랐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는 어떻게 올랐을까. 미국 역시도 국내처럼 ‘미국판 동학개미(Wallstreetbets:월스트리트배츠)’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미국 개인투자자들도 대거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배츠’는 미국의 개미들을 상징한다. 동학개미와 사정은 다르지만, 이들 역시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증시에 ‘공매도 금지’ 영향력이 전혀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로 공매도를 유지한 미국과 일본 등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 상승 속도는 가파르다. 미국 다운존스 지수의 경우 올해 저점(3월23일 1만8591.93) 대비 상승률이 41%인데, 한국의 경우 3월 저점(1457.64)과 비교하면 48%나 반등했다.

◇그래도 ‘공매도 금지’가 숨은 주역, ‘버블론’까지 제기돼 =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빠른 주가를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매도 금지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자 지난 3월 16일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주가 하락에서 생기는 차익금을 노리고 실물 없이 주식을 파는 공매도가 주가 폭락을 부추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버블을 키웠다며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증시의 거래량을 늘리고, 고평가된 주식의 거품을 빼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사라진 탓에 오히려 거품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19.6배)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이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이에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지금, 당초 예정된 9월 이전에 공매도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국과 비슷한 시기 공매도를 한시 금지했던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최근 모두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현재 동학개미들은 “공매도 금지 헤제 예정일인 9월 이전까지라도 주식을 사들이자”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시는 경기불안과 기업실적 악화, 미중 갈등 등 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소는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급락장이 올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근본적인 공매도 문제에 대한 해결이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그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만’유독 활개를 치자 금투업계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여론이 한창 들끓었다. 한국의 공매도 처벌 기준이 유독 낮았기 때문인데, 미국의 경우 고의적인 불법 공매도에 대해 최대 징역 20년, 영국은 무제한 벌금 부과, 프랑스는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 반면 한국의 경우 과태료 부과까지만 처벌할 수 있어,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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