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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0-05-27 14:11

정의선, 이재용 이어 구광모 만날까?…현대차-LG화학 ‘배터리 동맹설’ 솔솔

“1월 합작사 추진 알려진 이후 거시적 논의 계속”
선대 정몽구-구본무 회장의 합작사 성공 사례 눈길
정의선-이재용 만난 이후 구광모 만남 가능성 커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차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의 ‘깜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전고체 배터리’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회장의 회동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정 업체’ vs ‘현대차’…해명 차이 있지만 협력 의지 확실 =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화학은 충남 당진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두고 논의 중이다. 올해 초 관련 얘기가 나왔을 때 현대차와 LG화학의 해명 방식에서 온도 차가 있어 자칫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왔지만 양쪽의 협력 의지만큼은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합작사 설립 관련 해명에서 현대차는 “특정 업체와 제휴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대로 LG화학은 “현대차와 다각적 협력을 검토하고 있으나 전략적 제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특정 업체’라고 확정적인 뉘앙스에 발을 뺐지만 LG화학은 ‘현대차’로 콕 집어 발표하는 등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를 두고 사실상 여러 배터리 공급 업체와 협력해야 하는 현대차가 자칫 LG화학만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정의선-이재용 만남 이면에 있는 ‘협상 우위’ 전략? = 그 가운데 지난 13일 정의선 부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면서 ‘공급 업체 다각화’메시지를 전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를테면 LG화학에서 배터리를 지속해서 공급받고 합작사 설립 논의도 이어가지만 언제든 다른 카드도 꺼내 들 수 있다는 의도를 던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는 반면 기아차 쏘울 EV와 니로EV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사용된다.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배터리 파트너로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 여기에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제3자인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기술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온다.

배터리 합작 법인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점에서도 현대차와 LG화학의 ‘맞손’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 흘러나오는 현대차와 LG화학의 합작법인은 지분율 50대50으로 출범해 수조원대 투자 규모가 예상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독일의 폭스바겐이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토요타도 파나소닉과 손잡는 등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사의 합작사 설립은 효율적인 사업 토대로 자리 잡았다.

◇정몽구-구본무 만남 이후 탄생한 합작사 'HL그린파워' 쾌속질주 = 선대 총수 시절 현대차와 LG의 합작사 경험도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회장 사이에 빠질 수 없다.

앞서 2010년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각각 지분 51%와 49%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인 ‘HL그린파워’를 설립한 바 있다.

이 기업은 LG화학의 배터리셀을 받아 배터리팩을 생산해 현대모비스에 납품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고 구본무 LG 회장이 2007년 북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해서 전기차 등에 얘기를 나눈 뒤 이처럼 협력했다. 설립 초기 1000억원대 연 매출을 올리던 HL그린파워는 지난해 연 매출 1조216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현대차와 LG사이 ‘총수 만남→합작사 설립→연매출 1조원대 성장’ 공식은 분명한 사실로 존재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기본 뼈대로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LG는 이미 이전 총수 시대에 합작사 설립 경험이 있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최근 제기된 합작사 논의를 거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지금은 밑그림 이후 세부적인 사안을 두고 면밀한 검토를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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