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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망덕 키움증권···황당한 ‘먹통 HTS’ 협상

배은망덕 키움증권···황당한 ‘먹통 HTS’ 협상

등록 2020.04.28 09:01

김소윤

  기자

HTS 오류 불구 “연체이자 부과하겠다” 문자 보내키움 “절차상 자동 발송된 것, 현재 보상 논의 중”투자자들 “실제 연체 이자 부과돼” , 키움에 반박동학개미 덕에 보너스 챙기더니, 개인 우롱 지적

배은망덕 키움증권···황당한 ‘먹통 HTS’ 협상 기사의 사진

지난 21일 새벽 3시9분. 사상 처음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이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글로벌 자본시장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였다. 특히 ‘미니 크루드 오일’ 즉 미니WTI선물 투자를 하던 사람들은 당황하며 서둘러 매도 버튼을 누르면서 어떻게든 손실을 줄여보려고 했다. 미니선물이 이날 새벽 3시30분이 만기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HTS(홈트레이닝시스템)가 마이너스 호가를 인식하지 못하자 시스템 오류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한 증권사들이 마이너스 호가 표시 및 주문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지 않아 거래가 마비됐고, 이 중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 HTS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실제 키움증권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에서도 HTS에 마이너스 유가 인식 기능을 넣어 놓지 않아 문제가 발생됐다. 당시 투자자들은 증거금을 모두 잃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손실이 생겨 마이너스가 찍힌 ‘깡통 계좌’가 속출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투자자 피해가 가장 큰 키움증권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상의 여지가 큰 사태지만 연체이자까지 부과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해 논란이 더 커진 것이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의 HTS 먹통 사태가 법원으로 갈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전산사고로 어쩔 수 없이 피해 본 투자자들에게 연체이자가 부과되고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한 투자자가 키움증권으로부터 문자에는 이자 독촉 내용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는데, 미수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연체이자 연 18%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혹은 90일 이상 연체 시에는 신용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적시돼 있었다.

해당 문자를 받은 투자자들은 최대 수십억원의 손실을 본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연체 이자 부과에 ‘채무자 낙인’까지 찍는 거냐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더욱이 당시(지난 21일) 키움증권에서 미니선물을 거래한 투자자들은 3시반 종료 전 체결이 성공한 건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은 “절차상 안내가 나가야하는 내용이라 문자가 발송된 것”이라며 “연체금 관련해서는 면제키로 한 것으로 정해졌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 역시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개인 피해금 따라 적극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키움증권의 대응방법에 대해서도 2차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모양새다. 키움증권은 사태 뒤 일부 피해자에게 연락해 “유가가 0달러 이하로 내려온 뒤 입은 손실 가운데 -9달러 이전 부분을 배상(1계약당 4500불)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역시도 피해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손실 배상 구간을 이렇게 잡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9불 기준으로 1계약당 4500불 보상을 안내한 것은 일방적인 통보인데다, 고객이 합의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연체금 이자 논란에 보상 문제에 대한 합의점까지 찾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조만간 집단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먹통 HTS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은 오킴스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소송낼 추가 인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더욱이 이번 키움증권 먹통 HTS 사태는 규모가 만만치 않아 ‘제2의 유령주식 사태’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야기될 수 있다. 유령주식 사태는 삼성증권이 직원이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 과정에서 배당금 1주 대신 1000주를 입력해 지급하면서 발생한 사건인데, 처음에는 단순 실수로 알려졌지만, 일부 직원들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다.

현재 증권사들은 정확한 투자 손실 규모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규모가 결고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보통 원유선물은 1000만원을 증거금으로 내면 1억원어치 이상 거래할 수 있는데, 이처럼 레버리지가 큰 상품은 그만큼 손실 규모 또한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 사태로 원유 수요가 크게 감소해 가격이 20달러대로 급락하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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