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7일 수요일

  • 서울 11℃

  • 인천 9℃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14℃

  • 청주 12℃

  • 수원 9℃

  • 안동 12℃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1℃

  • 전주 12℃

  • 광주 10℃

  • 목포 10℃

  • 여수 16℃

  • 대구 15℃

  • 울산 14℃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3℃

‘에너지’에 빠진 건설사들

‘에너지’에 빠진 건설사들

등록 2020.03.16 07:53

수정 2020.03.16 09:11

김성배

  기자

건설 경기위축 등 위기속 신규 투자처 급부상호반, 태양광 솔키스와 협약···포트폴리오 강화 신세계, 사업 정관에 에너지 추가해 새수익원GS 현대 대림 등 대형건설도 모그룹과 시너지

‘에너지’에 빠진 건설사들 기사의 사진

건설사들이 에너지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건설경기 위축과 정부 규제, 해외 수주 저조 등 삼중고 속에서 주력사업인 토목·건축(주택)에서 벗어나 위기 돌파를 위한 신규 투자처로 급부상하며 앞다퉈 신규 사업모델화하고 있는 것.

중견건설사 그룹 내 업역 포트폴리오를 감안한 시너지 사업으로, 대형건설들은 플랜트 등 주력이나 모그룹 사업과 밀접하다는 이유로 에너지 사업 외도를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10대 건설 반열에 오른 호반건설이 속한 호반그룹이 대표적이다. 호반그룹은 작년까지 레저 금융 유통 언론사업 등 건설 외에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았지만, 최근엔 에너지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다.

김상열 회장의 차남인 김민성 호반건설 전무가 최대주주(41.99%)인 호반산업을 통해서다. 호반산업은 지난달 ‘수상회전식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솔키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시스템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수면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이다. 발전소 자체가 태양을 따라 최적화된 각도로 회전하며 발전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호반산업으로 이동한 이재성 상무가 주도했다. 이 상무는 경남기업 출신으로 연료전지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호반그룹은 2016년 법정관리 중인 울트라건설을 인수했다. 울트라건설은 1965년 설립한 유원건설이 모태다. 관급공사와 터널, 도로 공사 등 토목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인수 직후 회사명을 호반건설산업으로 변경했고, 2018년 8월 현재의 사명(호반산업)으로 다시 바꿨다. 업계에선 호반그룹이 에너지부터 토목사업까지 신사업 강화를 위해 호반산업을 내세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아예 정관까지 변경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에너지 진단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진단은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동안 그룹 일감을 많이 맡았지만, 그룹 핵심사업인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부진한 상황에 부닥치며 다른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 보성산업이 속한 보성그룹은 전남 묘도에 LNG 허브 터미널 등을 설치하는 에너지 부문 지역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LNG 부문과 신재생 사업을 추진 중인 보성그룹은 이번 묘도 개발사업에 있어 단순 터미널 건설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 건립 등을 포함해 향후 생산 및 판매까지 담당하는 종합적인 그룹의 수익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실제 이달 한양은 정부로부터 ‘동북아 LNG Hub 터미널’의 20만 ㎘급 LNG 저장탱크 및 LNG 터미널 포함 시설 전반에 대한 공사계획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미 진출해 있는 태양광, 바이오메스 등 신재생 분야 외 LNG 가스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양은 올해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에 강현재 전 한국전력공사 계통계획처장을 영입하면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현금흐름을 활용해 주력사나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자이 주택 브랜드 사업에 주력하던 GS건설은 최근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올해 초 전기차에 쓰이는 2차 전지를 재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차로 2022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자해 포항시 재활용 규제자유특구 약 12만㎡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2차 전지에서 연 4500t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금속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이후 2차 투자를 통해 연간 1만t 규모로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인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GS건설은 지난 1월 민자발전산업(IPP) 개발사업자로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자이살머 인근 600㏊(헥타르) 부지에 발전용량 300MW(메가와트)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은 현대일렉트릭과 제휴해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스마트 그리는 IT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현대건설은 우선 아파트와 공공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전력간선 시스템과 신송전(70kV급) 변전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 대림산업은 에너지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3년 대림에너지를 설립해 경기도 포천에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또 호주 퀸즐랜드주와 미국 미시간주 등에서도 에너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가스복합사업, 칠레 태양광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의 부진을 대체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반이 마련되면 꾸준한 수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