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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제주항공 직접 챙긴다…경영악화에 재무통 이성훈 급파

‘재무통’ 이성훈 상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 예정
AK홀딩스 사내이사로도 재직 중, 경영간섭 본격화
제주항공 비용절감 임무, 이스타 인수와 연관 관측
現경영진, 비상경영 선언…모기업 입김 세질 수밖에

애경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제주항공 이사회에 진입한다. 시장에서는 현금흐름이 악화된 제주항공 재무구조를 손보거나,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예상되는 막대한 자금 투입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이석주 사장 체제가 ‘비상사태’에 빠진 만큼, 모기업의 경영간섭 빈도는 잦아지고 기존 경영진의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성훈 AK홀딩스 상무를 선임할 계획이다.

1973년생인 이 상무는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애경유지공업(AKIS)으로 입사해 AK홀딩스 회계처리부 차장, 경영기획팀장, 재무팀장 등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이 상무는 지난해 11월 제주항공 기타비상무이사 직에서 물러난 박찬영 애경산업 상무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법률전문가인 박 상무는 지난해 3월 AK홀딩스 경영개선팀장을 맡을 당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제주항공, 애경산업, 애경화학 총 3개 자회사 이사로 합류했다. 하지만 약 8개월 만에 제주항공 이사회에서 빠졌다.

이 상무는 AK홀딩스 사내이사와 제주항공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게 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으로 회사에 종사하지 않지만, 이사회 참여 등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이 상무는 모회사 사내이사를 맡고 있어, 제주항공 사내이사나 사외이사로 근무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업황악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제주항공의 실적개선을 위해 모기업에서 재무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840억원, 영업손실 329억원, 당기순손실 3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11년 이후 8년 연속 이어오던 흑자경영도 깨졌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과 일본 보이콧 장기화, 홍콩 이슈 등이 꼽힌다. 더욱이 지난달부터 급격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국 노선 전면 중단 등 경영환경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제주항공은 전직원 대상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임직원 등 주요 경영진 임금 30% 반납 등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상무의 합류는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수익성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비용절감 등과 관련된 조언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조만간 완료되는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계약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경쟁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중 계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다만 업황 침체와 이스타항공의 재무현황 등을 고려할 때 막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 상무는 이스타항공 인수 후 재무건전성을 잡는데 지원사격을 해줄 수 있다. 그는 작년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참전할 당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간섭 본격화라는 부정적 시선이 존재한다. 이 상무의 제주항공 진입 배후엔 모기업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이 대체적이다. 더욱이 재무전문가 투입으로, AK홀딩스는 제주항공 경영에 보다 수월하게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케팅·경영 전문가인 이석주 사장은 제주항공의 고공성장을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최근 항공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을 감안하면, 마케팅을 통한 여객 수요 창출보단 재정 효율화가 우선돼야 한다.

자연스럽게 경영 중심축은 수익성 방어로 움직이게 된다. 기존 경영진보단 모기업 출신으로 돈줄을 쥔 이 상무에게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기우는 아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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