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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20-02-16 15:50

‘배터리 소송전’ 승기 잡은 LG화학…SK이노 “이의 절차 검토”

美ITC, 영업비밀침해 SK이노에 ‘조기패소판결’
증거훼손 영향…‘LG화학이 승기 잡았다’ 관측
충격 최소화 위해 합의 마무리 가능성도 있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6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LG화학이 지난해 11월5일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를 인멸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했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로써 양측의 소송은 변론 등 별도 절차 없이 10월 15일까지 ITC의 최종 결정만 남게 됐다. 향후 ITC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이날 발표 직후에도 양측의 입장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데에 모였다.

LG화학은 소송 절차에 끝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태도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결정문을 받아본 뒤 향후 이의절차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기패소판결 이후 ‘이의 신청’ 등 후속 대응은 얼마든 가능하지만 그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그간 ITC 소송 전례를 봤을 때 최종 결정까지 가지 않고 양사가 합의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예상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29일 LG화학이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 이메일을 통해 이번 소송의 증거가 될 만한 관련 자료의 삭제를 지시했다”며 “앞서 지난해 4월 8일 LG화학이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보낸 직후 3만4000개 파일 및 메일에 대한 증거인멸 정황이 발각된 바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어 “또한 ITC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포렌식을 해야 할 75개 엑셀시트 중 1개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나머지 74개 엑셀시트는 은밀히 자체 포렌식을 진행한 정황 등 법정 모독행위도 드러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LG화학은 “조기패소판결이 내려질 정도로 공정한 소송을 방해한 SK이노베이션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법적 제재로 당사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된 만큼 남아있는 소송절차에 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LG화학은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여년 동안 축적한 당사의 소중한 지식재산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며 “LG화학은 2차전지 관련 지식재산권 창출 및 보호를 지속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SK이노베이션은 결정문을 받은 후 구체적인 이유를 파악해 이의절차까지 진행할 수 있음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송이 시작된 이후 그간 법적인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소명해 왔다”며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아야 구체적인 결정 이유를 알 수 있겠지만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결정문을 검토한 후 향후 법적으로 정해진 이의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며 “그간 견지해 온 것처럼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관계이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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