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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지막해 ‘성장전략’ 재점검···차기 회장 누구에게?

[금융지주 CEO 기상도|김정태 회장]임기 마지막해 ‘성장전략’ 재점검···차기 회장 누구에게?

등록 2020.01.10 09:30

수정 2020.01.10 10:50

차재서

  기자

김정태, 세 번째 임기 만료까지 ‘1년’‘2조 클럽’ 안착시킨 경영성과에 호평 인터넷은행서 축구단까지 영역 넓히고2023년 ‘청라시대’ 준비 작업도 ‘착착’관건은 ‘후계구도’···함영주 부행장 유력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세 번째 임기의 끝을 향해 달리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2020년은 무척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장기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해온 사업계획을 돌아보는 한편 그를 대신해 그룹의 새 미래를 열어갈 인물도 물색해야하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하며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표이사 회장으로 추대됐고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금융당국과의 힘겨루기 속에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회장은 당시 담담한 어조로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에 헌신하겠다”는 소회를 밝히며 새로운 3년을 시작했다.

아직 1년 더 남았지만 김정태 회장의 세 번째 임기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핵심 자회사 KEB하나은행이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가 그룹 전반에 퍼지면서 양적·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엔 2조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클럽’에 가입했고 작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2조404억원의 순이익을 남기며 실적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주사 출범 이후 맹렬히 추격하던 우리금융그룹(3분기 누적 1조6657억원)을 약 3700억원 차이로 따돌리면서 신한금융과 KB금융에 이은 ‘3위 금융그룹’ 지위를 굳힌 모양새다.

국내외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실행에 옮긴 사업 다각화 작업에서도 하나금융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토스’와 손잡고 재도전에 나선 끝에 작년말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 전문은행(토스뱅크) 예비인가를 받았고 베트남에선 KEB하나은행이 국영상업은행 BIDV 지분 15%(1조148억원 규모)를 사들여 현지 시장공략에 착수한 상태다. 또 하나금융은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을 인수하며 프로축구팀을 운영하는 첫 번째 금융그룹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청라시대’를 준비 중이다. 2023년까지 인천 서구 청라에 금융·디지털·글로벌 기능을 모은 대규모 금융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 계열사는 물론 본사까지도 이 곳에 자리하게 된다.

따라서 김정태 회장은 올해 이러한 중장기 계획이 차질 없이 흘러가도록 점검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남은 관건은 과연 어떤 인물이 김정태 회장에게 바통을 이어받느냐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1월 본격화할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판단에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이미 세 번의 임기를 채우는 김정태 회장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추가 연임이 어렵다. 2018년 금융감독원과 연임 문제를 놓고 한 차례 얼굴을 붉혔을 뿐더러 그룹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도 만 70세 이상 이사의 연임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은 내년엔 만 69세가 된다.

이에 일각에선 김정태 회장이 연임을 택하는 대신 회추위에 참여해 후계자를 직접 선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전제 하에 현직 회장의 참여를 허용한다.

다만 이들에게 찾아온 문제는 대규모 손실로 논란을 불러온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KEB하나은행을 덮쳐 그룹 경영승계 구도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키를 쥔 함영주 부회장이 감독당국의 징계 대상에 오르면서다.

‘DLF 제재심’을 앞둔 금감원은 지난달 징계 내용을 담은 ‘사전통지’를 KEB하나은행 측에 전달하면서 함영주 부회장에 대해선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은행이 해당 상품을 판매한 시기가 함 부회장의 행장 재임 기간과 겹치는 만큼 그를 실질적인 책임자로 봐야 한다는 이유다.

사실 하나금융 안팎에선 함영주 부회장을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지목해왔다. ‘행장 연임’을 포기하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났을 땐 잠시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늘 그룹 내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DLF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도, 프로축구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바로 함 부회장이었다. 김정태 회장 역시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해 그의 부회장 임기를 1년 연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감원이 통보한대로 징계를 확정할 경우 함영주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잔여 임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그 후 3년간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한 탓이다.

이에 하나금융도 ‘제재심’에서 함영주 부회장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KEB하나은행 측은 내부통제 미흡으로 CEO까지 제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최근 분쟁조정을 마친 DLF와 ‘키코(KIKO)’의 피해 배상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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