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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 “낙하산 인정 못해” vs 윤종원 “난 함량미달 아냐”

[현장에서]기업은행 노조 “낙하산 인정 못해” vs 윤종원 “난 함량미달 아냐”

등록 2020.01.03 11:08

수정 2020.01.03 14:03

차재서

  기자

윤종원, 첫날 노조 출근저지에 10분 만에 철수 노조 “길 열어주면 향후 ‘내부 행장’ 없을 것”“자진사퇴 않을 경우 4월 총선까지 투쟁 지속”

신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첫 출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첫 출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낙하산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여당이 이렇게 입장을 바꾸면 어떡합니까. 대통령과 정권에 부담주지 말고 자진사퇴하세요”

IBK기업은행장에 선임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취임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강경한 저항에 출근 첫 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윤 신임 행장을 ‘함량미달 낙하산 인사’로 규정한 노조 측은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의 출근을 막겠다는 입장이라 한동안 행장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3일 오전 8시28분께 서울 중구 본점에 도착했으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윤종원 행장은 기업은행과 경제에 대한 견해를 조심스럽게 내비치며 돌파를 시도했으나 노조 측은 ‘입장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단 한 마디의 발언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윤 행장은 현장의 은행 임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불과 10분 만에 타고 왔던 검정색 승용차에 올라 서둘러 기업은행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신임 행장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날 기업은행 본점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7시30분부터 로비에 모여든 기업은행 노조 50여명은 청와대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했고 윤 행장이 도착하자 그의 진입을 막는 한편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았다는 기업은행 노조 측은 윤 행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15일 총선까지 총파업을 비롯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2013년 기업은행에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고 주장한 민주당이 6년 만에 집권 세력이 돼 기업은행에 ‘독극물’을 마시라고 한다”면서 이번 인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전 수석에게 길을 열어주면 앞으로 기업은행에 내부 출신 행장은 없을 것”이라며 “IBK의 미래와 자율경영, 후배들의 꿈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간 내부 행장을 배출해왔기 때문에 그 역사를 이어가길 바란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지닌 인사가 배치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의 이 같은 발언은 윤 신임 행장의 역량이 은행 임직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메시지다. 더군다나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 이후 권선주 전 행장과 김도진 전 행장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을 맡아온 바 있다.

윤 행장은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하지만 한동안 출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윤 행장은 “앞으로 노동조합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면서도 “함량미달 인사라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윤 행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인사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거치며 경제정책 전반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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