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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리테일·IB·채권···중소 증권사 “우린 한놈만 판다”

탈(脫)리테일·IB·채권···중소 증권사 “우린 한놈만 판다”

등록 2019.12.16 14:44

강길홍

  기자

코리아에셋, 리테일 없이 중소·벤처 특화한양증권, IB부문 집중해 사상 최대 실적KTB투자증권, IB특화증권사 내세워 도약상상인증권, 대주주 변경후 채권투자 집중

탈(脫)리테일·IB·채권···중소 증권사 “우린 한놈만 판다” 기사의 사진

대형 증권사들이 덩치를 키우며 투자은행(IB)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생존법칙 핵심키워드는 ‘탈(脫)리테일’을 통한 차별화다. 대형사의 관심이 크지 않은 분야에 한발 앞서 진출한 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로는 12년 만에 상장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소·벤처기업 특화 전략을 통해 업계 톱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정부로부터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코리아RB를 전신으로 하는 코리아에셋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적 부진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 2012년 지금의 최대주주인 케이엔케이드림PEF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듬해 1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기동호 대표의 경영능력이 더해지면서 회사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기 대표는 케이앤케이드림PEF의 최대출자자(35.37%)다.

기 대표가 코리아에셋을 변화시킨 힘은 ‘선택과 집중’이다. 기 대표는 과감하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선물영업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렸다. 반면 채권·IB 등의 분야에서는 우수 인력을 충원하며 자원을 집중했다. 앞으로도 중소벤처금융과 신재생에너지, 대체투자 등에 진출함으로써 다른 증권사와의 차별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증권은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IB 부문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도시바메모리 비전환 우선주 인수금융을 성공적으로 주관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증권은 교직원공제회 등으로부터 5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는데 해외 자산 인수에 관심이 높아진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한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도 대형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워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 중이다. 금융과 함께 부동산 자문까지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양증권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비결도 IB 부문 특화다. 한양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212% 증가한 235억원이다. 특히 IB 부문은 3분기 누적 총 407억 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다. 한양증권의 올해 ROE 추정치는 약 11.2%로 강소증권사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KTB투자증권은 국내 부동산 금융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과 항공기,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 부문에 집중하면서 IB특화증권사를 내세웠다. IB부문 차별화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순이익은 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2% 증가했다. 또한 KTB투자증권은 장외파생상품시장 진출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공들이고 있다.

올해 최대주주 변경으로 장기 파업을 마치고 재도약을 준비 중인 상상인증권은 채권 인수매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대주주 변경 후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회사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기본급을 인상하기도 했다. 직원들도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화답했다. 이를 통해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적자를 오던 상상인증권은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소증권사의 IB특화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 업계의 자본 투자형 모델은 대형사에 유리하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에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중소형 증권사의 혁신성장 지원 방안 마련을 모색 중이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리테일(위탁매매) 비중을 줄이며 변신에 성공한 일본 증권사들의 생존 전략을 정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일본 증권업계는 주식시장 붕괴로 1990년부터 대규모 지점 통폐합이 이뤄졌다. 이후 생존을 위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면서 다양한 IB 특화 증권사가 탄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업계 IB 성장 속도는 올해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IB 딜 및 관련 수익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아직까지 자산 부실 징후가 없는 만큼 당장 내년부터 IB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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