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8℃

  • 인천 9℃

  • 백령 6℃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9℃

  • 안동 8℃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10℃

  • 전주 11℃

  • 광주 11℃

  • 목포 10℃

  • 여수 13℃

  • 대구 9℃

  • 울산 12℃

  • 창원 10℃

  • 부산 12℃

  • 제주 11℃

고용지표 논란···“완연히 개선” vs “통계형 일자리만”

고용지표 논란···“완연히 개선” vs “통계형 일자리만”

등록 2019.12.12 16:00

주혜린

  기자

취업자 33만1000명↑···4개월째 30만 이상취업자 60대 이상 1∼17시간 위주로 늘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 경제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현장 소통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 경제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현장 소통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취업자와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정부는 3대 고용지표의 개선 흐름이 4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고용시장 회복세가 한층 더 공고화하는 모습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고용지표 개선은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정부 지원 일자리만 늘어난 것으로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40대 취업자들은 여전히 한파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제조업·금융업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단기 일자리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8월(45만2000명), 9월(34만8000명), 10월(41만9000명)에 이어 넉 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을 기록했다. 올 1~11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도 28만명을 넘어서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11월 기준 1996년(61.7%)과 같은 수치로, 198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고용률은 올해 1월(-0.3%포인트)과 4월(-0.1%포인트)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실업자는 86만6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1%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했다. 11월 기준 2015년(3.0%) 이후 가장 낮았다. 청년실업률도 7.0%로 2012년 11월 6.7% 이후 7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 3대 고용지표의 뚜렷한 개선세가 계속되며 고용회복 흐름이 시장에서 공공히 자리매김했다”며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축소된 부분에서 고용의 양적 지표가 확연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질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지표들이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통계청 제공><자료=통계청 제공>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고용지표 개선이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재정 일자리로 뒷받침한 효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단기 노인 일자리를 늘려 고용률과 취업자 증가폭을 끌어 올린 이른바 ‘통계형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것이다.

경제의 허리인 30,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11만3000명, 11만1000명 줄어 사상 최장인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40대 고용률은 78.4%로 작년 같은 달 대비 1.1%포인트 떨어졌다. 40대의 고용률이 1%포인트 이상 감소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수는 두달 연속 40만명 이상 늘었다. 문제는 60대 이상 일자리가 단기성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주당 1∼17시간 취업자 수는 38만6000명 증가하면서 2011년 9월(134만6000명) 이후 최대로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5000명, 6.3%), 숙박 및 음식점업(8만2000명, 3.7%),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8만2000명, 18.1%) 등은 증가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8만8000명, -2.4%), 건설업(-7만명, -3.3%), 금융 및 보험업(-3만3000명, -3.9%), 제조업(-2만6000명, -0.6%) 등은 감소했다. 제조업은 역대 최장 기간인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즉,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금융업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가 업황이 부진한 제조업·건설업·도·소매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고용의 질 개선의 근거로 삼았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도 19만6000명 줄었다. 같은 달 기준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1998년 12월(-28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용지표 호조가)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은퇴 이후 노후대비가 부족해 일자리를 찾으려는 공급 측면 증가와 정부의 단기적인 고용대책이 결합하면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일자리는 40대를 중심으로 거의 박살이 났다”며 “예컨대 주 50시간 일자리가 있었는데 이는 사라지고 정부 지원으로 10시간짜리, 5시간짜리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률이나 취업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고용시장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ad

댓글